원유철 '한국형 핵무장' 강조…이인제 "성급한 핵무장은 국익에 독"

(동양일보) 북한이 신형 미사일 발사에 성공하자 범여권 주자들 사이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넘어 한국도 방어용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북한이 고체연료를 사용해 발사 소요시간을 줄이고 무한궤도에 미사일을 실어 발사장소를 다각화하는 등 위협의 수위를 높이면서 보수진영 주자들의 대응수위가 가일층 높아지는 양상이다.

자유한국당 대선주자인 원유철 의원은 '북핵 해결을 위한 자유한국당 의원 모임'(약칭 핵포럼)을 주도하고 있으며, '핵유철'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대표적인 핵무장론자다.

대권행보에 나선 자유한국당 이인제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재경 충청향우회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

원유철 의원은 대선 공약으로 '한국형 핵무장'을 내세우는 등 오래전부터 핵무장론을 제기해 왔다.

원 의원은 북한의 '북극성 2형' 신형 미사일 발사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규탄 성명을 내고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한국형 핵무장을 통해 대한민국의 안위를 지키겠다는 대선 공약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당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국익을 해칠 수 있다며 핵무장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전 최고위원은 "성급한 핵무장론은 국익에 독이 될 수 있다"며 "우선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관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국제사회와 협력·공조를 통해 북핵을 포기시켜야 하고 모든 수단이 막혀 북핵 보유가 기정사실로 되면 그때는 이스라엘방식의 핵무장을 추구하면 된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은 전술핵(Tactical Nuclear Weapon) 재배치를 주장하고 나섰다.

유 의원은 14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피살이 알려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자체적으로 핵 개발을 하지는 못하더라도 한미연합군의 자산으로 전술핵을 재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변국의 우려 등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를 고려할 때 핵무기를 자체 개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한미연합군에 전술핵 핵무기를 재배치할 경우 실질적인 핵무장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유 의원은 "미국 전략 폭격기를 들여오거나 핵잠수함, 항공모함 등 전술핵을 재배치할 방법은 다양하다"며 "지금까지는 미국이 동의를 안 해줬는데 꼭 (전술핵 재배치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술핵무기는 국지전에서 군사목표를 파괴할 목적으로 개발한 소형 핵무기로, 대도시나 공업 중심지를 파괴하기 위한 전략핵무기(Strategic Nuclear Weapon)보다 사정거리가 짧고 폭발력이 약하다.

통상 전략핵무기에 속하는 대륙간탄도탄(ICBM)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전략 핵폭격기에 탑재된 핵탄두를 제외한 모든 핵무기를 전술핵무기로 본다.

국회입법조사처 자료에 따르면 1958년 전술핵무기가 한반도에 처음 배치돼 1960년대에는 한반도 역사상 가장 많은 950여기의 핵탄두가 배치됐다. 이후 탈냉전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1991년 미국은 한반도에서 전술핵을 철수했다.

바른정당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미국의 핵우산이 사라질 경우에 대비해 우리도 핵무장을 준비해야 한다는 '핵무장 준비론'을 주장한다.

남 지사측은 16일 "핵무장 선언은 국제사회의 제재가 뒤따르지만 핵무장을 준비하겠다는 것은 제재대상이 아니라"며 "핵우산이 벗겨질 것에 대비해 '핵무장 준비론'을 테이블에 올려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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