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불모 청주에 일군 한국 화물산업의 산 역사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올해로 창립 61주년을 맞은 대신정기화물의 역사는 곧 한국 물류산업의 역사입니다. 물류산업의 불모지인 청주에서 신용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수출·입 기업의 물자를 전국으로 수·배송하면서 우리나라 근대산업과 함께 동반 성장해 왔기 때문이죠. 앞으로 고객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보다 빠르고 편리한 물류서비스로 보답하겠습니다.”

 

61년전 오주열 창업주가 트럭 3대로 운송업 시작

혀재 560개 정기노선에 화물차만 3000여대 보유

개절별 근무복에 펜션도 지원… 여름엔 중식에만 3시간 제공

고된 육체노동 감안해 직원 복지에 최선… 올해 신사옥 건립

 

국내 대표적 정기화물택배회사인 대신정기화물(주)의 오지훈(40·사진·청주시 청원구 중앙로95·☏043-255-3211) 이사는 할아버지인 창업주 고 오주열(2009년 7월 작고) 대표에 이어 아버지 오흥배 대표 밑에서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차세대 경영인이다.

충북고와 홍익대 경영정보학과를 졸업한 오 이사는 2003년 인턴사원으로 입사한 뒤 이듬해인 2004년 정식사원으로 첫 발을 내딛었고 2007년 영업계장, 2010년 전략경영팀장, 2011년 대신물류개발 이사, 2012년 대신물류개발 대표를 거쳐 현재 대신정기화물 이사로 경영전반에 참여하고 있다.

사실 오 이사가 처음 회사 일을 접한 건 군 제대 직후인 2001년 창업주의 손자라는 사실을 숨긴 채 경기도 군포에 있는 대신정기화물 서울터미널에서 화물을 싣고 내리는 하차원으로 일할 때였다. 당시 하차원은 오후 4시부터 새벽 4시까지 꼬박 12시간 동안 무거운 짐을 맨손으로 나르는 등 노동 강도가 매우 세 지원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처음엔 그저 용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일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맡은바 일에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직원들의 모습에 감동했고 흠뻑 젖은 작업복을 입은 채 동료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면서 그들의 고충과 애환을 들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효율적 근무환경을 추구하는 대신정기화물의 기업문화는 조금 특별하다. 마치 군대에서 피복을 제공하듯 동절기(다운조끼 바지, 장갑)와 하절기(반바지, 반팔티셔츠)에 회사 근무복을 제공하고 있으며 7~8월 한여름엔 공부나 운동 등 자기계발과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무려 3시간의 점심시간도 주어진다. 또 직원들이 부담 없이 휴가를 즐길 수 있도록 강원도 주문진에 대신정기화물 휴양소(펜션)를 마련한데 이어 평창군 장평면에 두 번째 펜션을 준비 중에 있으며 여수, 제주에도 조성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400여명에 이르는 전국의 영업소장과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괴산 흙살림에서 재배한 유기농선물세트(1인당 매월 10만원)를 매주 보내고 있다.

특히 대형 물류회사의 본사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낡고 협소한 본사 사옥을 올해 안에 신축할 계획이다. 지금의 청주시 우암동 본사부지 한 켠에 자리 잡을 새 사옥은 지상 3층 규모의 최신 시설로 꾸며질 예정이며 현재 건축설계 중에 있다.

“오늘의 대신정기화물은 각자 주어진 일에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직원들과 종사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께서 그러셨듯이 대신가족 모두가 노력한 만큼 함께 거둘 수 있는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고교시절 럭비선수로도 활약할 만큼 다부진 몸매의 오 이사는 18년간 스키어로 활동, 충북도 스키협회 상임이사를 맡고 있으며 청주상공회의소 상공의원,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충북지구 운영위원, 국제라이온스협회 356D 뉴서부MJF라이온스클럽 재무이사 등을 맡고 있다.

가족은 스키국가대표 출신의 아내 정선영(35)씨와 1남1녀가 있다. <글 조석준·사진 최지현>

 

 

대신정기화물(주)은...

음성 군포, 대구, 경북 등 4곳의 물류터미널을 거점으로 전국 16개 물류센터, 700개 영업소, 560개 정기노선을 갖춘 청주의 대표적 향토기업으로 종사원 수만 2만 여명에 달한다. 1956년 창업주인 고 오주열대표가 쌀 소매상을 운영하며 구입한 트럭 3대로 화물운송사업을 시작한 대신정기화물은 2017년 3월 현재 3000여대에 이르는 화물차량을 자체 보유한 대형운송회사로 급성장했다. 현재 모기업인 대신정기화물(택배·소화물)과 대신물류개발(건설), 대신국제운송(국제화물), 대신복합물류(화물터미널 관리 및 유통업, 사내쇼핑몰 운영) 등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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