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지원 재활용센터 선별기 관리 소홀로 철거
10년 만에 하루 100t용량 새 선별장 추진키로

청주시가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지난 1월 철거한 에어비중발리스틱이 가동이 중단된 채 멈춰 서 있다.(사진은 철거 전 모습)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속보=청주시가 국비까지 보조받아 설치한 재활용센터 내 자동선별기에 대한 관리 소홀로 무용지물이 되면서 철거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지난 10여년간 시설보완을 위한 재투자 없이 사실상 방치해 오다 국민혈세만 축냈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16일자 4면

시는 2007년 5월 흥덕구 휴암동 광역소각장 내 4200㎡에 국비와 지방비를 매칭, 총 사업비 55억원을 들여 하루 50t을 처리할 수 있는 재활용센터 선별장을 2009년 완공해 가동에 들어갔다.

이어 2014년 5월 일부 시설을 보완, 전국에서 처음으로 무게와 공기를 불어넣어 재활용품의 선별률(58%→80%)을 높인 ‘에어비중발리스틱’까지 도입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2015년 1월부터 3년간 청주시와 재활용센터 수탁계약을 체결한 Y사는 발리스틱이 처음부터 제대로 가동이 되지 않았고 그해 2월 5일 납품사인 I사에 수리를 의뢰했다가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재활용품을 선별해 주는 자동화기기인 에어비중발리스틱의 와류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선 선별기 후단에 구멍(Hole)을 뚫어 송풍기를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통상 선별장 후단에 설치해야 할 발리스틱을 전단에 설치하면서 젖은 재활용품이 상판 스크린에 붙어 효율이 떨어진다는 얘기였다. 이어 수탁업체인 Y사가 운영중에 와류현상을 잡을 방안이 있다면 적극 협조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Y사 관계자는 “납품업체이기 때문에 당연히 사후서비스(A/S)가 가능할 것으로 여겨 수리를 의뢰했다가 제조사가 아니라 수리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시는 국비보조까지 받아 설치한 재활용품 선별기를 A/S도 검토하지 않고 납품업체를 선정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Y사는 공간만 차지하고 무용지물이 된 발리스틱을 철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것도 시가 지난해 말 효율이 떨어지는 발리스틱의 철거를 요청하는 공문을 Y사에 요구해온 뒤 이듬해인 올 1월 철거됐다.

Y사 관계자는 “자동화 선별장이라고 시가 자랑한 재활용센터는 ‘파봉기’부터 ‘발리스틱’까지 제대로 된 선별기기가 하나도 없는 ‘빈깡통’에 불과했다”며 “시가 2매립장 설치에 신경 쓴 것 절반만 재활용센터 시설 재투자에 관심을 가졌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파봉기는 공병훼손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2015년 설계변경을 통해 애초에 설치하지 않았고 발리스틱은 수탁업체의 요구에 따라 철거해 소각장의 별도 장소에 보관중”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시 관계자는 “수탁업체가 계약당시 자동화 선별기의 이상을 몰랐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고 관련 산업분야 여건 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경영수지 악화에 대한 책임을 청주시에 떠넘기기 위한 술책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시는 부실한 자원재활용 시책에 대한 지적을 받자 뒤늦게 내년 본예산에 하루 100t 가량을 처리할 수 있는 ‘제2의 선별장’을 설치하기 위한 200억원 상당의 예산 반영을 추진중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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