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교장 30명 도의회에 혁신학교 예산 원상회복 촉구

▲ 지난 7일 충북교육연대 회원들이 도의회 앞에서 교육예산 삭감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도의회 교육위는 내년도 도교육청 예산안 2조5332억원 중 21개 사업 27억1236만원을 삭감했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도 교육의 심의 결과를 그대로 의결해 본회의로 넘겼다. 특히 학교혁신지원비 9000만원 전액과 혁신학교 지원비 19억8000만원 중 9억6000만원이 삭감되는 등 주요 사업 예산이 삭감되자 도교육청은 예산 부활을 위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혁신학교(행복씨앗학교) 관련 사업 등 내년도 주요 핵심 사업예산 대부분을 칼질 당한 충북도교육청의 ‘예산 되살리기’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도내 30개 행복씨앗학교 교장들은 12일 성명을 내고 “행복씨앗학교는 보수와 진보라는 정치 논리를 떠나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공교육 정상화의 과정”이라며 예산 원상회복을 촉구했다.

교장들은 “일제식 주입 수업과 입시 위주의 경쟁적 학교문화에 놓였던 학생들이 배움의 즐거움을 깨닫고, 친구들과 협력하며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고 행복씨앗학교 성과를 설명했다. 또 “행복씨앗학교에 대한 학생, 학부모, 교직원의 만족도가 매우 높고, 행복씨앗학교 운영을 희망하는 학교도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현행 학교교육의 문제점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시작된 혁신학교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현 정부 들어서는 교육부 국정과제로 선정돼 더욱 강조되고 있다”며 “예산 삭감에 발목 잡혀 시대 흐름에 역행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도의회 교육위는 내년도 도교육청 예산안 2조5332억원 중 21개 사업 27억1236만원을 삭감했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도 교육의 심의 결과를 그대로 의결해 본회의로 넘겼다. 삭감 금액은 많지 않으나 학교혁신지원비 9000만원 전액과 혁신학교 지원비 19억8000만원 중 9억6000만원이 삭감되는 등 주요 사업 예산이 삭감되면서 도교육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충북형 혁신학교로 꼽히는 행복씨앗학교는 2015년 새로운 공교육의 모델을 위해 도입됐다. 도교육청은 4년차로 접어드는 내년 행복씨앗학교 12곳과 준비교 25곳을 신규지정했다. 이에 따라 도내 행복씨앗학교는 42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들 학교는 자율학교로 지정돼 내년부터 4년간 학교 규모에 따라 매년 평균 4000만원의 운영비를 지원받는다. 준비학교에는 1년간 1000만원의 운영비가 지원된다.

도의회는 최근 행복씨앗학교 준비교 41곳 중 실제 행복씨앗학교로 지정된 경우가 15곳에 불과 하는 등 부실한 운영을 하고 있고, 일부 행복씨앗학교의 기초학력 미달과 예산 낭비 지적 등을 이유로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은 올해 가장 주요한 성과로 행복씨앗학교를 바탕으로 확산한 ‘학교문화 혁신’을 꼽는 등 예산 부활을 위한 타당성 확보에 나섰다. 이날 교장들의 성명 발표도 혁신학교 예산을 되살리기 위한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도교육청이 핵심 사업예산을 되살릴 수 있는 마지막 찬스인 도의회 본회의는 오는 14일 열린다. 그러나 도의회 의석 30석 중 17석을 한국당이 차지하는 상황에서 그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도교육청은 본회의에서 예산 부활에 실패할 경우 내년에 조기 추가경정 예산안을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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