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조석준 기자) 속보=배우 조민기(53·전 청주대 연극과 교수)가 학생들을 성추행 했다는 의혹에 대해 ‘명백한 루머고 격려차원 이었다’는 내용의 공식입장을 밝히자 졸업생들이 피해사실을 잇따라 고발하는 등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운동이 확산되면서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다. ▶21일자 3면

지난 20일 조민기의 소속사인 윌엔터테인먼트 측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일부 언론보도와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고 있는 조민기와 관련된 성추행 관련 내용은 명백한 루머”며 “교수직 박탈 및 성추행으로 인한 중징계 역시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같은 날 청주대 홈페이지에는 ‘조민기 교수 성추행에 대한 피해 사실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연극학과 졸업생이라고 밝힌 A씨는 “조민기 교수는 수년간 제자들을 상대로 성추행을 해왔고 나도 그 피해자중 한 사람인데도 ‘사실무근이고 강경대응 하겠다’고 반박한 것에 대해 어이가 없고 너무 화가 난다”며 “재학 시절 조 교수가 오피스텔로 불러 술을 마시게 한 뒤 ‘자고 가라’고 했고 누워 있는 나에게 신체 접촉을 했지만 너무 당황스럽고 무서워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또 “재학생들과 여러 명 있는 술자리에서 입이나 얼굴에 입맞춤과 음담패설을 내뱉는 등 성추행을 일삼았지만 연극·영화계에서 입지가 두터운 배우이기 때문에 장래를 위해 피해사실을 감출 수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선배와 동기들이 더 이상 후배들에게 우리와 같은 일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고발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연극배우 송하늘씨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격려와 추행을 구분하지 못하는 바보가 아니다”라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청주대 연극학과 졸업생인 송씨는 “조민기가 자신의 오피스텔로 불러 술을 마시게 한 뒤 신체를 만져 성적 수치심을 느꼈지만, 성공한 배우이자 예술대의 왕이었던 그에게 문제를 제기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또 이날 새벽 디씨인사이드 연극·뮤지컬 갤러리에는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익명의 게시글 작성자는 “청주의 한 대학 연극학과 교수가 수년간 여학생들을 성추행했다”고 폭로했다.

조민기의 성추행 의혹을 조사 중인 충북경찰청은 청주대를 수차례 방문해 피해자들의 진술서 등 진상조사 내용을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대 연극과 출신인 조민기(85학번)는 1982년 연극배우를 시작으로 1990년 ‘사의 찬미’로 영화에 데뷔했고, 1993년 MBC 22기 공채 탤런트로 입사해 서른 편이 넘는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아 왔다. 2004년 청주대 연극과 겸임교수를 시작으로 2010년 3월 연극학과 조교수로 부임, 작년 10월까지 학생들을 가르쳤다.

조민기는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오는 24일 첫 방송 예정이었던 OCN 새 주말드라마 ‘작은 신의아이들’에서 하차했다.

 

배우 조민기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A씨가 청주대 홈페이지에 게재한 ‘조민기 교수 성추행에 대한 피해 사실을 고발합니다’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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