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부 개발 VSV-EBOV 에볼라 백신…에볼라 치료·예방에 새 지평

(동양일보) 세계보건기구(WHO)는 31일(현지시간) 아프리카 기니에서 에볼라 백신(VSP-EBOV)에 대해 제3상 임상시험을 시행한 결과 접종을 한 사람들에게 100%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WHO는 독립적인 국제전문가 기구인 데이터·안전 감시위원회가 임상 시험 결과를 검증한 결과 이런 결론을 내렸다면서 그러나 아직 안전성과 이른바 `집단면역' 등에 대한 시험을 지속해야 한다는 위원회의 권고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데이터·안전 감시위원회의 에볼라 백신 임상시험에 대한 예비 분석 결과는 영국 의학전문지인 `더 란셋'(The Lancet)에 실렸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이번 임상시험 결과는 매우 획기적인 발전이며 기니 정부와 임상시험에 참여한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면서 "이런 효과적인 백신은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에볼라 발병을 막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백신은 현재 개인별로는 100%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집단 면역을 통해 많은 사람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는 아직 결정적 증거가 필요한 상황이며 기니 정부와 윤리검토위원회가 추가 임상실험을 승인한 상태라고 WHO는 설명했다.

이번 임상실험에서 에볼라 감염자와 접촉한 직후 또는 그 이후 이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은 접종 후 6일 이후 에볼러 감염 증세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WHO 관계자는 말했다.

기니의 에볼라 대응 국가조정관인 사코바 케이타 박사는 "이 백신은 서아프리카와 세계를 위한 기니의 선물"이라면서 "수천 명의 실험 자원자와 의료진 등 여러 관계자가 이 무서운 질병의 방어체계를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공중보건연구소의 감염병 담당 국장인 존 아른 로틴젠 박사는 "감염자와 접촉한 모든 사람에게 백신 접종을 하면 질병이 더는 확산하지 않는다는 개념으로 진행됐던 1970년대 천연두 박멸 당시 사용됐던 `링-백신접종'(ring vaccination) 전략을 채택했다"면서 "이 전략에 따라 기니에서 에볼라 확산 과정을 관찰하면서 대중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 가능한지를 계속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VSV-EBOV 에볼라 백신의 안전과 효과성을 검증하기 위해 올해 3월 23일 기니에서 시작된 제3상 임상시험은 WHO와 국경없는의사회, 노르웨이 공중보건연구소, 기니 정부 등이 주도했으며 약 100명의 에볼라 환자와 가족·이웃·동료 등 4천 명의 직접 접촉자 등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임상 시험에서는 대상자의 50%는 즉각 백신을 접종하고 나머지 사람은 이들과의 비교를 위해 일정기간 이후에 접종하는 방식을 취했다. 앞으로는 13-17세의 청소년과 6-12세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안전실험을 할 계획이다.

WHO는 캐나다 보건당국이 VSV-EBOV 에볼라 백신을 개발했고, 지난해 11월 머크와 뉴링크 제네틱스가 독점적으로 연구·개발, 제조, 배분 등의 허가 계약을 맺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금까지 서아프리카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등 주요 3개 에볼라 발병국에서 2만8000명이 감염됐고 1만1000여명 이상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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