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판매 일 남의 일 될 판…충북본부 폐 전기개폐기서 SF₆ 재활용
온실가스 주범 줄이고 열전달 효율 높은 SF₆ 취득 연22억 경제효과

▣위기를 기회로 다시 뛰는 경제인-박두재 한전 충북본부장⓸

▲ 박두재 한전 충북본부장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변화의 시기에 한국전력 충북본부장을 맡은 박두재(58·사진) 본부장은 남다른 책임감을 얘기한다. 박 본부장은 지난해 12월 말 한전 서청주 지사장에서 충북본부장으로 발령을 받은 이후 6개월째를 맞고 있다.

충북 진천이 고향으로 중앙대 경영학과와 고려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1985년 한전에 입사해 전력기반조성사업센터장, 서인천지사장, 서청주지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작지만 강하고 스마트한 본부’를 기치로 내 건 박 본부장은 열심히 일만 하기보다 효율적으로 즐겁게 업무처리를 하자는 마인드를 갖고 있다.

그래서 그는 고객과 협력사는 물론 유관기관까지 모든 이해관계인들이 함께 만족할 수 있는 활력 넘치는 지역본부를 꾸리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그의 여정은 그리 녹록지 만은 않아 보인다.

한전은 지난 6월 정부의 공기업 구조 조정안이 발표되면서 단독으로 추진하던 UAE(아랍에미리트) 원전수주 사업이 한국수력원자력㈜과의 공조사업으로 바뀌고 민간에 전기 판매사업 개방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현행 전기사업법상 한전은 국내 자체 발전 사업은 할 수 없고 송·배전과 전기 판매사업만 해 오던 터라 해외 원전수주 사업은 미래 먹을거리사업으로 통했다.

그런데 해외 원전수주 등 발전사업 뿐만 아니라 국내 전기 판매 사업도 민간에 개방될 처지에 놓이면서 한전은 생존을 위한 최대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런 위기 속에서 박 본부장은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한전의 14개 지역본부 중 최초로 전기 개폐장치에서 나오는 육불황가스(SF₆)를 재 수집해 재활용 하면서 탄소배출 비용과 SF₆가스 구입비용을 절감해 연간 약 22억원의 재정 경제효과를 얻는 쾌거를 거뒀다.

한전 충북본부는 지역과 경기본부 등 인근 5개 본부에서 배전 계폐기 약 3000대 분량의 SF₆가스 2400㎏을 수집해 정제 후 변전기기에 재활용하고 있다.

SF₆가스는 높은 절연내력과 열전달 효율로 현재 전기 개폐장치에서 폭넓게 사용되는 물질이다. 하지만 CO₂에 비해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2만3900배나 높을 정도로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이런 SF₆가스가 공기중으로 무단 방출되는 것도 막고 자원 재활용 효과도 높이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이 바로 한전 충북본부의 ‘폐 배전개폐기의 SF₆ 재수집 활용사업’이다. 현재 SF₆가스 회수 사업은 2차 용역을 시행하고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에 위치한 정제센터에서 1차로 210㎏을 정제해 녹색사업 인증을 준비중이다.

박 본부장은 또 충북도의 전국대비 4%경제 실현에 일조하는 의미에서 오송2산단 123MW, 오창3산단 21.7MW, 진천음성혁신도시 200.8MW, 음성 원남산단 83MW 등 도내 11개 산단에 차질 없는 전력공급을 위해 수요맞춤식 공급계획을 짜 놓고 있다.

이와 함께 박 본부장은 ‘안전 제일주의’를 표방하고 공사현장 안전 패트롤 활동, 매주 안전조회 개최, 안전 캠페인, 협력사 안전교육 등에 신경을 쓰고 있다. 이를 통해 충북본부 관할 사업소 모두 무사고·무재해 최소 301일에서 최대 1만918일을 기록하고 있다.

또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고 냉방기 사용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시설물 안전점검 및 예비전력 상황 체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전 예비전력 비율이 20.5% 안팎을 유지하고 있어 2011∼2012년 원전 중단으로 인해 발생했던 전력난은 재현되지 않을 것으로 박 본부장은 전망했다.

다만 박 본부장은 “충북의 전력 수요 증가율이 3년 전(4∼5%)과 달리 1% 안팎에 머물면서 비교적 안정적이라 하지만 예기치 않은 동시 다발적인 전력발전기 중단사태로 발생할 수 있는 블랙아웃에 대비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전은 매년 전기요금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 저소득 가정을 행정기관 협조아래 돕는 ‘전력 돌보미 사업’, 중국인 유학생 등을 통해 한전의 우수성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알리는 대학생 홍보서포터즈 운영, 전통시장 활성화 장보기 행사, 저소득 가정 및 불우시설 노후 전기시설 교체 및 후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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