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상당구청 소속 30대 중반의 한 환경관리원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프로종합격투무대의 기회가 주어지는 ‘주먹이운다’에 출연, 회를 거듭 할수록 이어지는 화끈한 경기로 시청자와 네티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기자역시 절대 물러서지 않는 그의 놀라운 투지에 감동했고 환경관리원으로 일한다는 그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싶었다. 수소문 끝에 연락이 닿았고 얼마 뒤 검게 그을린 얼굴에 작업복과 모자를 푹 눌러쓴 건장한 체격의 그와 마주했다.

그는 매일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 일터를 향한다. 새벽 5시부터 오후 3시까지 10시간 동안 힘든 청소 일을 하고도 체육관에 나가 3시간가량 유도를 가르친다. 하루 13시간의 노동과 4시간 남짓 눈을 붙이면서 경기를 준비한다는 것이다.

체력적으로 과연 가능한 일인가 싶을 정도로 무척 힘든 일과를 무서운 투지로 이겨내고 있었다. 과연 그에겐 어떤 사연이 있을까 더욱 궁금해 졌다.

중·고교시절 촉망받던 유도선수였고 안정된 직장생활 하던 중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가장으로서의 역할에 좀 더 충실히 하고자 사업을 시작했으나 오히려 빚을 지게 됐다고 한다.

오로지 빚을 갚기 위해 남들보다 더욱 열심히 살아야 했고 일만 하다 보니 삶이 너무나 답답했고 결국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프로그램에 출연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미 목표한 바를 이뤘고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고 한다.   

반면, 242억원의 로또 1등 당첨자가 주식투자 사기범으로 전락한 사건이 있었다.

한국 로또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당첨금을 받은 행운, 아니 불행의 주인공은 복권당첨금을 주식투자와 유흥비로 불과 5년 만에 모두 탕진했다. 형편이 어려워지자 주식투자를 미끼로 사기행각을 펼치다 경찰에 쫒기게 됐고 찜질방에 숨어 지내다 결국 체포됐다.

인생역전은커녕 인생전역을 하고 만 것이다. 지금까지 로또복권 1등 당첨자들의 삶에 대한 통계를 보면 대부분 이혼을 했거나 재산을 탕진하고 외롭고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는다. 음식도 쉽고 간편하게 사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 보다는 재료를 손질하고 뜸을 들이는 과정을 거친 슬로우 푸드가 깊은 맛과 건강에 좋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삶에 있어 요행이나 편안함만을 추구하는 비겁함 보단 자신이 처한 삶을 인정하고 이에 당당히 맞서야 한다. 대기업 회장이나 동네 구멍가게 주인이나 오너로서의 삶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10조원을 갖은 사람이나 1000만원을 갖은 사람이나 단지 규모만 다를 뿐 늘 자금운영에 대해 고민하고 힘들어한다.

즉, 물질적인 여유만이 행복한 삶의 척도는 아니며 자신의 꿈을 향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멋진 삶을 준비하는 혜안이 필요하다. <조석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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