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측 “전혀 사실무근… 그러한 일 있을 수 없어”
직원들 “이게 무슨 병원이냐”… ‘내부자들 세상’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속보=측근의 특별승진과 성희롱 무마의혹, 보복성 인사 등으로 끊임없이 논란을 빚고 있는 한헌석 충북대병원장이 이렇다 할 입장표명도 없이 계속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가운데 병원 내부에서 특정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찰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5월 26일자 3면·29일자 4면·6월1일자 1면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에 따르면 “한 원장의 인사문제와 성희롱 무마 관련 기사가 보도된 직후 총무과에선 제보자 색출작업에 들어갔고, 의심인물로 지목된 직원들에 대해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하고 있다”며 “특히 전 간호부장 A씨, 경리과장 B씨를 비롯해 한 원장에게 강등조치를 당한 직원들이 근무하는 곳에 이들을 감시하는 일명 ‘프락치’를 심어 놓고 특이사항에 대해 보고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감시를 받고 있는 인물 중에는 아이러니하게도 병원의 감사업무를 맡고 있는 감사실장 C씨도 포함돼 있다”며 “병원장 눈 밖에 난 사람은 그 누구도 예외일 수 없고, 요주의 인물을 감시하는 직원들은 병원장 측근과 연결돼 있는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제보자는 “한 원장은 상대의 약점을 잡아 인사를 무기로 휘두른다. 다른 병원에서도 업무능력이 떨어지거나 잘못을 했을 때 과장을 팀장으로 내리는 경우는 있어도 보직자를 평직원으로 내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말단부터 시작해 30년 가까이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온 사람들을 자식뻘 되는 직원들과 같은 취급을 당하는 심정은 아마도 죽는 것 보다 더 힘들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아울러 “보복은 당사자만이 아닌 병원에 함께 다니고 있는 가족이나 가깝게 지내는 동료들에게도 피해가 가기 때문에 대부분 눈치만 볼 수밖에 없다”며 “평소 병원장은 실력이나 일이 아닌 자신의 정치인맥을 이용해 해결하기 때문에 측근의 성희롱 문제도 무마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북의료계 한 관계자는 “병원 내부에선 이미 간호부장의 승진을 위해 법대 교수로부터 자문을 받아 총무과에서 특별승진 시행세칙을 개정하는 등 여론이 잠잠해지 대로 승진을 강행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이는 한 원장이 구성원들은 물론, 지역사회를 얼마나 우습게보고 있는 지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충북대병원 관계자는 “병원 내에서 특정 직원을 감시하고 보고를 받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러한 의혹들이 확산되지 않도록 내부점검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조석준 기자

동양일보TV

관련기사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