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스템 교육·전문인력 미비… "환자상대로 테스트하나"
재처방 땐 1시간 대기 '불편'… 처방전은 표기오류 등 문제
병원측, 전산시스템 교체 초기 실수 있었으나 개선할 것"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속보=지난달 30일 차세대 의료정보시스템(HIS) 구축을 완료한 충북대병원이 잦은 처방 오류로 인해 환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전산시스템과의 비호환문제와 도입초기 조작미숙으로 인해 응급실을 비롯한 각 진료과와 접수창구 등에서 큰 혼란을 빚어오다 최근 대기환자 수가 줄어드는 등 안정세를 되찾아 가는 것으로 보이지만 엉뚱한 약이 처방되거나 용량이 초과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5월 26일자 3면·29일자 4면·6월 1일자 1면·4일자 3면·8일자 1면·15일자 1면·22일자 1면·7월 2일자·6일자 1면.
얼마 전 충북대병원에서 악성종양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를 받던 A씨는 최근 병원을 방문했다가 알레르기 질환에 사용되는 약제를 추가 투약한다는 말을 듣고 의아해 했다. 진료 시 담당의사로부터 이 같은 내용을 전혀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A씨의 보호자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해당 진료과를 찾아 처방내용을 확인하곤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의사와 전산시스템의 처방내용이 각각 달랐던 것. 더욱이 잘못된 처방을 정정하고 재처방하는 데에만 무려 1시간 넘게 소요됐지만 병원 측으로부터 어떠한 사과나 설명조차 듣지 못했다.
A씨의 보호자는 “전산시스템상의 오류인지, 약 코드번호를 잘못 입력한 담당의사의 실수인지는 모르겠지만 악성종양수술을 받은 중환자에게 잘못된 약을 투여했다가 문제가 발생했더라면 누가 책임질 수 있겠느냐”며 “만약 보호자가 없는 상태였다면 그대로 투약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병원에서 환자의 안전과 효율성을 위해 새로운 의료정보시스템을 도입했다고 자랑하곤 있지만 실제는 사실과 달라 몹시 불안하다”며 “그동안 병원을 계속 다니던 환자들이야 약에 대해서 잘 알기 때문에 확인할 수 있겠지만 처음 진료를 받는 사람들은 전혀 알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외래환자 B씨는 “새로운 의료정보시스템을 오픈한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는데도 잘못된 처방으로 인해 1시간 넘게 더 기다려야만 했다”며 “아직까지도 처방전 양식조차 제대로 정비하지 않아 글자크기가 현저히 작게 나와 확인하기 어렵고, 표기가 잘못 된 경우들이 많아 신뢰감이 떨어져 병원을 옮기려 심각하게 고민 중에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외래환자 C씨는 “전산시스템이 바뀌면서 뜬금없이 평소 먹던 약의 용량보다 두 배 높게 나와 진료과 간호사에게 문의했더니 ‘처방내용이 잘못돼 다시 처방전을 발급하겠다’고 말했다”며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전산시스템에 대한 교육이나 점검, 전문 인력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무작정 전산을 오픈하고 본 것은 충북유일의 상급종합병원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충북대병원 관계자는 “의료정보시스템 시행초기에 일부 진료과에서 처방프로그램 입력 방법 등을 미처 숙지하지 않아 재처방되는 실수가 많았다”며 “지속적인 개선노력을 통해 환자들의 불편과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말했다.
충북대병원은 지난해 11월 1일 이지케어텍㈜과 150억원에 차세대 의료정보시스템 BEST Care2.0 구축사업 계약을 체결했지만 업무개발(요구분석·설계), 구자료(2014~2017년) 변환이 불가능한데다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도 추가설치 해야 했다. 더욱이 비용문제를 이유로 병원의 규모나 성격에 맞게 시스템을 세팅하는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조차 하지 않았고 고비용과 보안·속도 저조, 관리적 어려움 등으로 도입초기부터 여러 문제가 불거져 왔다.
병원 내부에서도 EMR 시스템 지원에 따른 비용 절감과 개발기간 단축, 충북대병원 OCS구축 경험, 기존 EMR 데이터 변환 불필요, 클라이언트·서버 환경으로 보안과 속도가 우월한 후지쯔OCS(93억원) 도입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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