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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유영선 기자]피아니스트 신수정천재(天才)란 선천적으로 보통 사람보다 뛰어난 능력이나 재주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을 뜻한다. 어릴 때부터 남다른 두각을 나타내 ‘천재’소리를 듣는 사람들. 그것도 자매가 나란히 천재소리를 듣는다면 당연히 화제가 될 일이다.대한민국예술원 회장 신수정(申秀貞.1942~) 피아니스트와 동생 신수희(申秀喜.1944~) 화가는 어릴 때부터 신동, 천재로 불렸다. 훗날 신수정이 서울대 음대에 수석 입학하고 4년내내 수석을 하면서 졸업생 전체 중 최고학점으로 대통령상을 받고, 26세의 나이로 서울대 음대
고향은 나의 힘-출향예술인을 찾아서
유영선
2024.12.0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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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안상수(安尙秀. 1952~)는 꿈을 꾸는 사람이다. 아니 꿈을 꾼다기보다 꿈을 채워가는 사람이다. 그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의 나이가 얼마인지, 어떤 일을 해왔는지, 그가 지닌 과거의 사회적인 경력이나 권위는 모두 잊고 그가 꿈꾸는 세계에 대해 저절로 빠져들게 된다.안상수는 그런 사람이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생각에 차이가 있는 사람. 같은 쪽을 보고 있지만 시선의 길이가 다른 사람. 새로운 얘기에 눈을 반짝이고, 일상의 기록을 작품으로 만든다. 그가 만나는 사람들마다 한쪽 눈을 가린 사진을 찍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고향은 나의 힘-출향예술인을 찾아서
유영선
2024.11.28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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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유영선 기자]조각가 김경화누구나 한 번쯤 전원생활을 꿈꾼다. 공기 좋고, 볕 좋고, 전망 좋은 곳에서 사는 일. 그러나 익숙한 도시생활을 접고 물설고 낯선 곳으로 훌훌 떠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조각가 김경화(金敬華. 1946~ )공주대명예교수를 만나러 강화도로 가는 길은 ‘부러움반, 호기심반’이었다. 그는 강화읍 송해면 솔정리, 오래된 소나무 두 그루가 지켜주는 집에 살고 있었다. 소나무는 250년 된 보호수라고 했다. 집의 이름도 ‘여송재(餘松齋)’다.마당에 놓인 조각작품 위로 뒷산의 참나무 잎들이 시나브로 떨어져 내
고향은 나의 힘-출향예술인을 찾아서
유영선
2024.11.21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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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유영선 기자]“뿌리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뿌리 없는 나무도 없습니다.사람과 나무가 하나 되듯이모두가 하나 되는 구름다리를 놓아 주소서”-제자작가 윤혁민 2023년 10월, 충북 괴산군 청안면에 있는 ‘한운사기념관’ 앞에서 한 행사가 열렸다. 이곳 출신 방송극작가인 한운사(1923~2009) 선생을 추모하는 첫 추모제이자, 기념관 앞의 소나무 한 그루를 ‘운사나무’로 명명하고 표석을 세우는 행사였다. 동양일보와 한국방송극작가협회, 괴산군이 공동으로 표석을 세웠다.김수현 등 한국의 내로라 하는 방송극작가들과 노주현 고은정 등
고향은 나의 힘-출향예술인을 찾아서
유영선
2024.11.0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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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유영선 기자]이길원(李吉遠. 1944~ ) 전 국제PEN한국본부이사장은 요즘 감회가 새롭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세계가 한국문학을 인정했다는 것이 실감나기 때문이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국제PEN대회에 가면 외국 작가들이 ‘한국은 무슨 말을 쓰냐? 중국어를 쓰냐? 일본어를 쓰냐?’고 물었다. 그럴 때마다 세종대왕부터 설명을 해야 했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10여 차례 이상 국제PEN대회에 참가하면서 한국문학을 알리기에 무던히 애썼다.그가 한국인 최초로 국제펜클럽 본부 이사에 도전하고, 한국본부이사장으로 국제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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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선
2024.10.31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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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유영선 기자]이석구(李錫九 1942~) 화가를 만나면 저절로 옷매무새를 고치게 된다. 교수직(그는 공주대학교 명예교수이다)을 은퇴한 지 이십 년이 가까움에도 외모와 옷차림 말투가 여전히 단정하고 분명하기 때문이다. 평생 지녀온 ‘모범생’ 모습이 몸에 배어있다. 어릴 때부터 동네 친구였다는 정해일 화가(청주교육대학교 명예교수)는 “그 친구는 누나들 사이에서 금지옥엽 외아들로 자라서 내가 늘 ‘보디가드’였다”며 “중학교 때 친구 보호한다고 미술반에 따라 들어갔다가 나도 그림을 전공하게 되었다”고 말했다.2대 독자라서 어머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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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선
2024.10.2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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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유영선 기자]문학이론서로 팬아10명 중 6명이 1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 나라에서 문학이론 책이 27쇄를 찍을 정도로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면 그 이유가 궁금해진다. 그것도 최신작이 아닌 30년 전에 출판된 책이라면. 바로 유종호의 (민음사) 얘기다. 이 책을 쓴 저자는 교사나 문인 학생들로부터 심심찮게 팬레터도 받았다. 책을 들고 와 사인을 받아 가는 사람들도 있었다.이 책만이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문학개론서의 정석이라는 (민음사)는 1989년에 출판된 책임에도 5만부가 나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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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선
2024.10.1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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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살아있는 교과서 ‘최고의 소리’“무엇을 하시는 분인가요?”환자의 목 상태를 살펴보던 이비인후과 의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환자가 “노래를 하는 사람”이라고 대답하자, 의사는 “이런 목 근육은 처음 봅니다. 목 안이 마치 보디빌더의 근육 같습니다”라면서 놀라워했다.연광철 성악가가 서울의 한 병원에서 진료할 때의 에피소드다. ‘세계적인 베이스’ 연광철은 그렇게 보디빌더의 근육 같은 목으로 노래를 부른다. 목 근육만이 아니다. 그는 공연을 하기 전 무릎 운동을 한다. 다리에 힘을 주고 노래를 불러서, 노래를 부르고 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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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4.10.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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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유영선 기자]나는 ‘제1의 박영희’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 1층엔 문화도시 청주시민 아카이브 - ‘ㄱ의 숲’이 있다.청주문화예술자원의 기록과 문화현장의 기억, 법정문화도시 청주5년을 기념하는 의미를 공통된 자음 ㄱ(기역)에 함축하고, 청주가 문화와 예술로 풍성한 숲이 되길 기원하는 의미로 ‘ㄱ의 숲’이라 이름지은 곳이다. 푸른 숲을 모티브로 삼아 나무 내음 가득한 이 공간 아카이브관에서는 청주를 빛낸 4명의 예술인을 만날 수 있다. 그 가운데 유일한 여성이자 생존자인 박영희 작곡가가 있다.박영희, 영희 파안(Younghi 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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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선
2024.09.26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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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무심천·우암산은 그의 유년기 놀이터강익중(64)이 청주에 왔다. ‘청주 가는 길:강익중’ 전시와 함께.지난 7월4일부터 9월29일까지 청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 전시는 청주·청원 통합 1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이자 화가 강익중의 40년 화업을 회고하는 전시로, 3인치(7.6cm) 작업인 해피월드, 달항아리 시리즈, 한글 프로젝트와 신작 등을 총망라하고 있다.미술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을 덮은 대형 작품이 눈에 띈다. 그가 그토록 그리워했다던 ‘무심천’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보고 있으면 검붉은 물
고향은 나의 힘-출향예술인을 찾아서
유영선
2024.09.19 1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