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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 부두에~~~’ 어쭙잖은 젓가락 장단에 실려 늙은 유행가가 어둠을 헤집는다. 장작을 잔뜩 지펴 달아오른 방바닥은 취기를 부추긴다. 얼큰해진 아이들은 밤새 들락이며 마시고 또 불러댄다. 채 스물도 안 된 젊디젊은 것들에게 무슨 한이라도 맺힌 걸까? 금순이를 불러내고, 두만강 푸른 물을 건너고, 미아리 고개를 넘으며 저렇게 청승을 떨다니.반세기 전쯤 연말이면 으레 펼쳐지던 필자의 시골 풍경이다. 망년회가 언제 생겼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시골구석까지도 연말연시는 왠지 설레고 어수선했다. 집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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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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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큰 아이 덥고 습한 날씨 탓인지 아이스크림을 순식간에 먹는다. 플라스틱 컵 모양에 비닐이 덧씌워져 있고, 투명한 뚜껑이 있는 아이스크림이다. 아래쪽에는 플라스틱 스푼도 들어 있다. 아이스크림을 다 먹은 아이는 싱크대로 다가가 아이스크림 통을 물로 헹군다, 통통한 손으로 감싸고 있던 비닐을 벗겨내고, 플라스틱 스푼, 뚜껑까지 야무지게 챙겨 분리수거함에 넣어둔다.신기하다. 어디서 배워오는 것인가. 귀찮지도 않은가. 여러 생각과 동시에 각성을 하게 만드는 아이이다.▷작은 아이필자의 집 분리수거함 중 첫 번째 것은 분명히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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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3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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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삼일 밤 자고 나면 흑 호랑이띠 임인년(壬寅年)이다.새해를 맞는 이 땅의 모든 사람이 호랑이 기운을 받아 원하는 대로 소망이 이뤄지길 두 손 모아 기원한다.임인년 첫날은 필자가 공로 연수를 시작하는 날이다.충북 음성군 맹동면 쌍정리 성지산의 외딴집에서 태어나 1981년 단양 도담초에서 시작한 공직생활과 퇴직을 앞둔 공로 연수 이 모든 것이 정말 주마등처럼 지나간다.누군가 41년 공직생활을 한마디로 말하라 하면 ‘새옹지마’, ‘사필규정’이라고 말하고 싶다.오늘의 기쁨과 슬픔이 영원한 것처럼, 일희일비하지 말고. 묵묵히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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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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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오늘도 여지없이 오전 아홉 시 반이 되면 핸드폰 진동음이 울린다. 충북도청에서 온 문자이다.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감염이 의심되면 보건소에서 무료검사 ▲타 시도 방문 자제 및 방역수칙 준수 바랍니다. ▲도내 확진자 47명 발생” 이어서 10시 반에는 또 청주시청에서 문자가 온다. “확진자 9명 발생(상당구 1, 서원구 3, 흥덕구 2, 청원구 3) ▲홈페이지 참조 ▲이동 모임 자제 ▲수시 환기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 바랍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었다 줄었다 하는 뉴스만 집중해서 계속 들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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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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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내가 속한 문학회에서 전철을 타고 고종과 민비의 능이 있는 홍유릉으로 봄맞이 문학기행을 갔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은 전철을 탈 수 있는 기회를 그리 많이 허락하지 않았다. 아주 가끔 타게 된 전철에서도 밖에 풍경만 무심히 보고 갔던 것 같다. 이번 홍유릉을 가는 전철 안에서 전철 손잡이가 일정하지 않은 것을 보았다. 하나는 길고 하나는 짧게 일정한 간격으로 매달려 있었고 줄 맞춰 리듬을 타며 흔들거렸다. 마치 아이돌 가수의 댄스처럼, 군인들의 군가를 부르며 하는 행진처럼 일정하게 리듬을 탔다. 어느새 전철 안에서 홍유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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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9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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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단발머리 한 여대생이 닫혀 있는 묵직한 문을 열고 문틈으로 살짝 얼굴을 내밀어 본 그곳에는 무대 위에서 무언가를 준비하며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순간 여대생은 떨리는 가슴을 숨기고자 바로 문을 닫고 복도를 지나 나왔다. 이것이 나의 연극에 대한 첫 경험이었다. 대학에 들어가면 연극 동아리 활동을 해보고 싶었지만 한 번도 발을 디뎌 보지 못한 채 대학 생활을 마무리하고 엄마로 살아왔다. 세 아이를 낳은 후 찾아온 나의 연극 첫 무대. 술주정뱅이 역할로 시작하여 변화되는 그의 모습을 연기해야 하는데. 무대에서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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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6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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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살아온 생의 반 이상을 고향 떠나 낯선 도시 포항에서 살았다. 먼 외국이라면 상황이 달랐기에 생각도 달랐을 것이다. 외국처럼 먼 곳도 아닌 우리나라 남쪽 포항으로 갔을 땐 오늘의 상황과 많이 달랐다.교통뿐만 아니라 통신 시설도 지금처럼 좋은 편이 아니었다. 그렇게 살다보니 차츰 고향은 멀리 있고 낯선 도시가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그게 1987년 서른 살 때였다. 옮겨 심은 나무가 뿌리를 내리면서 몸살을 앓듯이 객지에 자리를 잡으면서 나 역시 그러했다. 더욱이 고향 사람과의 관계는 거리만큼 소원해질 수밖에 없었다. 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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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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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약속한 시간에 맞춰 거리를 걷고 있었다. 유리창 너머로 백이 하나 걸려있었는데 자그마한 게 무척 앙증스럽고 흔하지 않아 나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무작정 문을 열고 들어갔다. 값을 치르고 그 백을 샀을 땐 백에도 이름이 있는지 몰랐다. 부드러운 양가죽이었는데 가격이 좀 비싸다. 나는 디자인에 약한 편이다. 그저 고것이 눈에 들어왔을 뿐, 덥석 계산을 치르고 들고 나와 방에 던져 놓은 며칠 뒤, 고 작은 이름이 만두백이란 걸 알았다.크고 작은 가방들이 무수히 즐비한데 하필이면 요즘 작은 것들에 이상하게 꽂힌다. 내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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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5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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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청주라는 바다에 큰 물고기가 한 마리 있다. 나이는 열다섯 살이고 이름은 1인 1책 펴내기이다. 이 물고기는 청주 시민 모두가 저자가 되는 것이 꿈이란다. 사람마다 자기 이야기를 도서관만큼씩 가지고 있다 하니, 자기 이야기만 풀어내도 저자가 되니까 허황된 꿈은 아닌 듯싶다. 올해도 전대미문의 전염병 코로나로 힘든 상황에서도 57권의 책이 나왔다. 수강생들을 자상하게 지도한 선생님들, 직지문화협회 관계자님들 그리고 추진위원님들 모두의 노고가 있었기에 귀한 창작물이 빛을 보았다. 이제 이 물고기는 덩치가 그만큼 더 커진 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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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3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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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1학년 신입생은 도서관에 오는 것이 신기한 듯 하루에도 몇 번씩 왔다 간다. 자신의 사진과 이름이 적힌 대출증이 찍힐 때마다 삑삑 소리를 따라하기도 하고, 책 빌려주는 값이 얼마인지 묻기도 한다. 무슨 책을 고를지 모르겠다며 도서관을 빙빙 돌다가 다시 와서 골라달라고 하는 아이도 있다. 책 고르는 것도 책꽂이에 손닿는 것도 부담스러워 보이지만 그렇게 책과 함께 커서 고학년이 되면 어린 모습은 완전히 벗고 의젓한 형과 누나가 된다. 재미있게 읽은 작가의 책을 권하기도 하고, 신간 도서가 언제 들어오는지 묻기도 하며,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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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2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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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해마다 추석날이 다가오면 한국 씨름협회에서는 전국 천하장사 씨름대회를 연다. 내놓으라 하는 선수들이 자기 고장의 이름과 개인의 명예를 걸고 마음껏 기량을 펼친다. 최종 우승자에게는 금으로 만든 송아지 형상의 트로피가 주어지며 가마를 타고 관중이 뿌려주는 오색찬란한 꽃가루를 맞으며 우승의 기쁨과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이처럼 금송아지 형상의 트로피는 모든 씨름 선수가 부러워하고 또 받고 싶어 하는 상이다. 언제였던가? 퇴직한 지인 몇 분과 청주 상당산성을 찾았다. 가을철의 단풍잎은 노랗고 빠알간 색으로 곱게 물들어가고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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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0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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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얼마 전 문우의 출판기념회가 있었다. 수필집을 펴낸 노고를 치하하고 출간을 축하하는 자리다. 내가 행사 총괄과 사회를 맡았다.출간기념회에는 많은 문우의 도움이 필요했다. 내빈 안내와 열 체크하기, 출입자 명부 작성하기와 방명록 관리하기, 사진 촬영하기 및 축가 부르기와 작품 낭독하기, 답례품 드리기 등이다. 소위 행사 진행을 위한 스태프staff이다.문득 ‘스태프’가 우리말 9 품사 중의 하나인 부사副詞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사는 동작이나 상태를 한정하는 일이 제 업무이다. 홀로는 아무 역할을 못 한다. 문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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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07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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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새벽이 열리는 시간 고샅으로 나선다. 처음 온 길이지만 왠지 낯설지 않다. 작은 길을 되돌아 나와 이웃하고 있는 또 다른 고샅을 걷고 좀 전에 걸었던 길을 다시 걷는다. 몇 번을 되풀이해 걸어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왜였을까. 저물녘 예약된 숙소로 가기 위해 낯선 동네 앞 작은 길을 지나려는데 차창 밖으로 보이는 고샅길이 마음을 흔들어 댔다. 오래된 기억들이 소환되기 시작했다. 어릴 적 내 삶의 언저리에서 보았던 사람 사는 이야기들로 가득할 것 같은 고샅을 걸어보고 싶어 밤잠을 설쳤다. 얼기설기 되는대로 쌓은 것 같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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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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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나는 패랭이꽃을 좋아한다. 꽃 중에 딱 한 가지만 골라보라고 하면.고향이 초가 셋집이 살던 그림 같은 조그만 마을이라 이 꽃은 길가에서도 흔히 보았다.6월에서 8월까지 길가 메마른 땅에서 개망초꽃, 달개비꽃 민들레 같은 꽃들과 잘 어울려서 핀다. 6, 25 나던 다음 해 6월 회갑을 막 지내신 조부님께서 돌아가셨다. 아침저녁으로 구연 상에 멧밥을 올리고 술을 부어 놓았다. 그리고 주둥이가 좀 넓은 백자 술병에 야생화를 꺾어 꽂아놓았는데 대부분이 패랭이꽃이었다. 아마 피는 시기가 그때여서 그랬을 것이다. 3년 상을 치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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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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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아침 기도길이다. 호박꽃 다섯 송이가 조롱조롱 매달려 기상나팔을 불고 있다. 함초롬히 이슬 맞은 호박꽃을 가만가만 들여다본다. 벌이 사풋 날아 호박꽃 수술에 앉는다. 다섯 송이 중 두 송이는 꽃받침 아래 동그란 열매를 달고 방싯방싯 웃는다. 호박꽃 인생이 의초로워 특별하다. ‘호박꽃도 꽃이라고 벌이 온다.’라는 옛말이 있다. 못생긴 여자에게 남자가 생긴 것을 두고 하는 말이리라. 그러나 방긋 웃는 호박꽃은 밉지 않고, 마음 착한 새댁으로 보인다. 전날 비가 내려서인지 청개구리 한 마리가 폴짝폴짝 뛰어 호박 덩굴 속으로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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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7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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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산을 오른다. 사람의 모습과 성격이 모두 다르듯 산의 모습도 제 각각이다. 계절에 따라 누구와 동행하느냐에 따라 느낌도 다르다. 산을 오르면 삶의 의욕을 찾고, 답답한 가슴이 시원해지고, 때로는 아름다움에 취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또한 자연에 순응하며 제 자리를 지키는 나무들 앞에서 욕심을 내려놓는다. 미워하던 사람을 용서하는 너그러운 마음이 생기고, 사랑에 인색하던 마음에 샘물이 솟아오르는 귀한 선물을 얻기도 한다. 건강검진에 희미하게 빨간불이 켜지는 듯하여 가까운 공원을 자주 걷고, 가끔 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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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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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작은사위는 유난히 땀이 많다. 뜨끈한 찌개라도 먹을라치면 연신 흐르는 땀을 닦아내느라 바쁘다. 젖은 티슈가 한옆에 수북이 쌓인다. 땀이든 콧물이든 닦을 땐 티슈가 제격이다. 갑자기 터진 재채기로 튀어나온 침을 닦아낼 때도 요긴하게 쓰인다. 예전에는 손수건이 그 역할을 맡았다면 요즈음은 티슈가 그 막중한 임무를 대신한다. 어려서는 보지 못했던 많은 물건 중의 하나가 티슈일 것이다. 그런데 이 티슈가 젖은 형태로 둔갑을 하여 요즘은 안 끼는 데가 없을 정도이다. 물티슈는 티슈지만 정확히 말하면 마른 티슈와 근본부터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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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0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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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산골로 이사 온 어느 귀농인의 이야기로 시작해 본다. 이사 온 곳이 낯선지 5개월 된 백구 두 마리가 동물 농장 울타리 밖으로 나가더니 집에 들어오지 않고 뒷산에서 집주변을 돌다가 밤만 되면 집으로 들어와서 차려놓은 밥을 먹고 마당에서 놀다 자기 집에서 잠도 자다가 주인이 깨는 소리만 나면 다시 산으로 도망을 간다.주인이 아무리 불러도 백구는 돌아오지 않고 집주변에서 주인의 행동만 살핀다. 주인은 걱정이 많다. 산에는 멧돼지도 있고 진드기도 있어 잘 못하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며 구조를 요청했다. 어릴 때부터 키운 백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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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3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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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35살의 젊은 청년이 결장암으로 입원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하게 아팠다. 청년의 엄마는 옆에서 담담하게 말했지만, 어느 순간 울컥하며 울음을 토해냈다. 울음을 토해내는 엄마를 바라보는 아픈 아들의 속상한 마음이 느껴져 엄마를 사회복지실로 모셨다.당신이 딸만 있는 집에서 자랐기에 아들을 낳고 얼마나 기뻤던지 친정에 아들을 업고 자랑하듯 다녀온 일부터 속 한번 안 썩히고 잘 자라준 아들의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처음엔 속상해서 아무도 만나지 못하고, 눈물부터 쏟아져 내렸다고 한다. 약 40여분 이야기를 들어드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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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1.09.2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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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여느 시골이 다 그렇겠지만 4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우리 마을은 70대 이상 노인이 마을 인구의 70%나 차지한다.도시는 아파트위주의 주거시설에 인구도 많고 인재도 많아 통장을 뽑는데 경쟁도 심하다고 들었지만 시골에서는 꿈같은 얘기일 뿐 연령층도 높고 독거노인도 많아 이장 뽑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2016년 우리 마을역시 선출이 어려워 장기간 모두 서로만 쳐다보고 있을 때였다. 마을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해야 하는 이장 감투는 잘 해야 본전인 탓에 모두가 꺼리는 자리였기 때문이다.서로가 차일피일 미루며 이장 없는 마을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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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26 1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