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언어로 노래한 생의 온기와 진심
오영자 시인이 세 번째 시집 『꽃의 온도』(불교문예 刊)를 출간했다.
이번 시집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꽃의 온도」, 「울음의 서식」, 「무모」, 「늙은 벚꽃 나무」 등 70여 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시인은 각기 다른 빛깔의 꽃을 통해 생의 고통과 회복, 사랑과 소멸의 순환을 노래한다.
특히 표제작 「꽃의 보색」에서는 “꽃잎이 얇아지도록 가슴을 열어 / 다른 빛깔들과 어울린다”는 구절로, 서로 다른 존재가 조화롭게 어울리는 삶의 미학을 담아냈다. 「꽃 이름」과 「꽃의 구성」에서는 이름과 형상의 기원을 묻고, 「사이」에서는 바람과 꽃의 관계 속에서 존재의 균형과 연민을 포착한다.
평론가 이송희 시인은 이번 시집에 대해 “오영자 시인은 꽃을 단순한 자연물이나 장식이 아닌, 생의 본질과 정서의 중심으로 바라본다”며 “그녀에게 꽃은 웃음 속의 상처이자, 찬란한 빛 속의 인내이며, 죽음을 넘어 다시 살아내는 힘”이라고 평했다.
오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꽃은 단지 아름다운 존재가 아니라, 존재 전체의 온기와 진심을 응축한 하나의 시적 진실”이라며 “이 시집을 통해 삶의 중심을 조용히, 그러나 단단히 예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2011년 《시선》을 통해 등단한 그는 시집 『푸른 시절 안에 눕다』, 『꽃들은 바람에 무게를 두지 않는다』에 이어, 이번 신작을 통해 다시 한 번 꽃의 세계를 시적 사유의 중심에 세웠다.
오영자 시인은 한국작가회의(시), 한국작가회의 경기작가회, 불교문예작가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오랜 시간 자연과 인간, 생과 사의 경계에서 ‘꽃’을 매개로 존재의 근원을 탐색해 왔다.
시집 『꽃의 온도』는 독자로 하여금 일상의 언어를 넘어, 꽃의 언어로 생을 바라보게 한다. 그 속에서 시인은 상처와 위로, 울음과 희망을 동시에 피워내며, ‘살아있음의 온도’를 전한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