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사상 최초로 올림픽 본선 4강의 쾌거를 이룬 ''홍명보호''는 2009년 2월 출범했다.

당시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에 선임된 홍명보 감독은 이때부터 2012년 런던올림픽에 시선을 고정한 채 묵묵히 한 걸음씩 전진해왔다.

그해 9월 이집트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을 앞두고 소집된 대표팀은 장기적으로는 올림픽 대표팀 상비군 개념으로 운영됐다.

같은 해 3월 역시 이집트에서 열린 국제초청대회에서 체코와 2-2로 비기고 이집트를 4-1로 꺾고 우승하며 상쾌한 출발을 알린 홍명보호는 8월 수원컵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집트, 일본을 연파하며 거침없는 발걸음을 이어갔다.

그러나 본고사 격인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대표팀은 카메룬, 독일, 미국과 같은 조에 편성돼 쉽지 않은 경기가 우려됐다.

1차전 카메룬과의 경기에서 0-2 완패를 당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인 대표팀은 2차전 독일을 상대로 1-1 무승부를 이끌어내며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미국과의 3차전에서 3-0 완승을 거둬 16강 진출에 성공한 대표팀은 파라과이를 역시 3-0으로 완파하고 1991년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했던 포르투갈 대회 이후 18년 만에 8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비록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와의 8강전에서 난타전 끝에 2-3으로 분패했지만 충분히 가능성을 확인한 의미있는 대회였다.

가나가 결국 이 대회에서 우승까지 차지한 만큼 이 대회에서 홍명보호가 보여준 경기 내용은 우승권 전력이라고 봐도 지나치지 않았다.

2010년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홍명보호에 주어진 과제였다.

특히 이 대회는 23세 이하까지 출전할 수 있었지만 홍 감독은 런던올림픽을 겨냥해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을 쌓게 해줄 목적으로 21세 이하 선수들을 위주로 대회에 나섰다.

박주영과 김정우를 와일드카드로 선발한 홍 감독은 야심 차게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렸으나 4강에서 발목이 잡혔다.

북한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0-1 패배로 불안한 출발을 보였고 이후 요르단, 팔레스타인을 꺾으며 16강에 올랐다.

이후 중국, 우즈베키스탄을 연파하고 4강까지 순항한 홍명보호는 그러나 4강에서 아랍에미리트(UAE)에 분패하며 결국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는 아시아 지역 예선을 거치며 런던올림픽을 본격적으로 준비해왔다.

지난해 6월 요르단과의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을 1승1무로 통과해 최종 예선에 나간 대표팀은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오만과 한 조에 편성됐다.

결국 지난 2월 오만 원정 경기에서 3-0 승리를 거두고 7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의 금자탑을 쌓은 대표팀은 6월 와일드카드에 박주영(27·아스널), 김창수(27·부산), 정성룡(27·수원)을 기용하기로 하고 이번 대회를 기다렸다.

출국 전날인 7월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을 2-1로 이긴 대표팀은 영국 현지에서 가진 세네갈과의 평가전도 3-0 완승으로 마무리, 이번 대회 이변을 예고했다.

조별리그에서 골 결정력 부족이라는 단점이 드러나며 두 경기를 0-0으로 끝내는 등 고전했지만 ''축구 종가'' 영국의 단일팀을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키고 기어이 한국 축구의 역사를 새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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