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가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100m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볼트는 5일(현지시간)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에서 7번 레인에서 뛰어 9초63을 찍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이로써 볼트는 미국의 육상 영웅 칼 루이스(1984년 로스앤젤레스, 1988년 서울)에 이어 올림픽에서 남자 100m를 연속 제패한 두 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볼트는 기대했던 세계신기록은 수립하지 못했으나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우승 당시 작성한 올림픽 기록(9초69)을 0.06초 단축하는 신기록을 냈다.

이 종목 세계기록은 볼트가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 당시 작성한 9초58이다.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요한 블레이크(자메이카)가 개인 최고기록인 9초75의 기록을 내고 은메달을 따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이 종목을 우승한 저스틴 게이틀린(미국)은 9초79를 찍고 개인 최고기록을 바꿨으나 자메이카 두 영웅에 밀려 동메달에 만족해야했다.

준결승에서 9초87을 찍고 전체 3위로 결승에 오른 볼트는 7번 레인에 자리를 잡았다.

5번 레인에는 작년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볼트를 턱밑까지 쫓아온 블레이크가, 6번 레인에는 ''약물탄환''의 오명에서 벗어나 명예회복을 노리는 게이틀린이 자리했다.

게이틀린은 2006년 약물 복용이 적발돼 4년간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선수 소개 순서에서 볼트는 이름이 호명되자 마치 클럽 DJ처럼 귀를 막고 음반을 트는 제스처를 취하며 경기장을 가득 메운 8만명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양쪽 검지 손가락으로 머리를 문지르고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며 맞수와의 레이스에서 자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마침내 총성이 울리자 볼트는 출발 반응시간 0.165초로 0.178~9초대를 찍은 블레이크와 게이틀린보다 먼저 트랙으로 치고 나갔다.

한때 볼트의 라이벌이었던 타이슨 게이(미국)도 0.145초를 기록하며 총알처럼 스타팅블록에서 튕겨져나갔지만 30m 이후 레이스 양상은 볼트의 독주로 굳어졌다.

약점으로 지적돼 온 스타트에서 비교적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볼트는 중반부터는 긴 다리를 이용해 폭발적인 스퍼트로 치고 나갔다.

이어 50m가 지난 후부터는 경쟁자와 간격을 점차 벌리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블레이크와 게이틀린이 막판까지 볼트를 따라잡으려 안간힘을 썼지만 한번 탄력이 붙으면 무섭게 달리는 볼트를 막기에는 힘에 부쳤다.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00m, 200m, 400m 계주 3관왕을 달성한 게이는 9초80의 기록으로 4위에 머물렀다.

볼트는 우승을 확정한 뒤 팬들의 우레같은 박수갈채 속에 블레이크와 함께 자메이카 국기를 두르고 경기장을 돌았다.

몸을 굽혀 한바퀴 구른 뒤 팬에게 다가가 우승의 기쁨을 나눈 그는 양팔을 하늘로 향해 뻗는 특유의 ''볼트 세리머니''를 펼치며 대미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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