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강하게 밀어붙이면 반드시 흔들릴 겁니다."

2012 런던올림픽 남자 탁구 단체전에서 한국의 결승 진출을 이끈 유남규 남자 대표팀 감독이 세계 최강 중국의 ''만리장성''을 넘어 보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유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6일(현지시간) 엑셀 런던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준결승에서 홍콩을 3-0으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유승민(17위·삼성생명)과 주세혁(10위·삼성생명)이 1, 2단식을 이기고 마지막 복식 경기에서 유승민-오상은(11위·KDB대우증권) 조가 피 말리는 접전 끝에 승리를 매듭지었다.

한국은 올림픽 탁구에 단체전이 처음 도입된 베이징 대회 때 남녀 동반 동메달에 만족했지만 이날 남자팀의 승리로 메달색 ''업그레이드''에 성공해 은메달을 확보했다.

결승 진출이라는 1차 목표를 이루고 선수들과 감격의 눈물을 흘린 유 감독은 승리의 기쁨을 뒤로 하고 다음 상대인 중국을 바라봤다.

그는 "객관적인 전력은 분명히 중국이 앞서지만 우리 선수들도 열 번 맞붙어 한두 번은 이길 수 있다"며 "그 승리가 이번이 되도록 똘똘 뭉쳐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중국에 지는 게 버릇이 돼 있다시피 하지만 올림픽 무대에는 변수가 많다. 올림픽에 처음 출전하는 마룽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또 "중국 탁구는 워낙 기본기가 탄탄해 조심스럽게 경기해서는 이길 수 없다. 결승전에서는 적극적으로 선제공격하는 팀이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탁구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1988년 서울 대회 때 단식 챔피언에 올랐던 유 감독은 지도자로서도 금메달을 따내고 싶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유 감독은 "선수로 따낸 금메달을 지도자로서도 따내 역사에 남고 싶다. 경기 초반부터 승부를 걸어 리드하고 나가면 중국도 흔들릴 것"이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런던을 생애 마지막 올림픽 무대로 삼은 선수들도 중국과의 일전에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맏형'' 오상은은 "중국이 실력상 우위일지 몰라도 우리 팀도 충분히 상승세다. 올림픽 무대에서는 항상 변수가 있게 마련인데 우리에게는 경험이 있다"며 "마지막 올림픽 경기인 만큼 후회 없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또 "우리끼리 농담삼아 ''우리가 한국탁구 황금세대''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결승전에서 일을 내서 ''다이아몬드 세대''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2004년 아테네에 이어 두 번째 도전에 첫 올림픽 메달을 안게 된 주세혁도 "간절히 바라던 무대에서 첫 메달을 따내 감격스럽다"며 "중국이라고 주눅이 들거나 긴장하지 않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바를 모두 쏟아내겠다"고 다짐했다.

유승민 역시 "중국도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 만큼 노련미로 허점을 파고들겠다. 오늘 결승에 오른 상승세를 타서 거세게 도전하면 중국도 넘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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