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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인간을 길들이려 하고 있는가
아직도 인간을 길들이려 하고 있는가
  • 동양일보
  • 승인 2012.08.07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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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동 환 세명대 교수

신돌석 장군은 태백산 호랑이로 불린 한말의 대표적인 평민 출신 의병장이다. 그는 1895년 을미사변과 단발령을 계기로 각지에서 의병이 봉기하자 19세인 1896년 영해의병의 중군장으로 활약했다. 1905년에 을사늑약으로 일본이 국권을 침탈하자 전국에서 의병이 일어났다. 그는 1906영릉의병을 일으키고 스스로 의병장이 되어 경상도와 강원도 일대에서 수차례 토벌군과 일본군을 패퇴시키면서 크게 활약하였다. 그의 일대기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어 10여 년 전 KBS에서 방영된 바 있다. 오래 전 보았던 내용이다 보니 구체적인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한가지 어릴 적부터 남다른 기상을 보인 그를 보고, 양반이 길들이기에 쉽지 않아 보였다는 평을 한 것이 다소는 충격이어서 기억에 남아있다. 전근대적 사회에서 인간은 독립적인 인격으로 보다는 신분에 따라 단순히 길들이기의 대상에 불과하였던 것이다.

1908년 신돌석 장군이 별세한 지도 100년이 넘었다. 그동안 일제강점기, 미군정기 그리고 대한민국을 거치면서 우리 사회는 놀랄 만큼 변화하였다. 전근대적 사회에서 벗어나 모두가 적어도 법적으로는 독립적인 인격을 누리고 살 수 있는 사회로 발전한 것이다. 우리 사회는 분명 많이 민주화되었다. 그러나 인간을 길들이기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은 아직 사라지지 않고 우리 주변을 서성이고 있다.

언론은 우리 사회의 거울이다. 세상을 비추는 거울로서 언론은 공정성이 생명이다. 사회의 거울로서 언론이 왜곡된 방식으로 세상을 보여준다면 그 해악은 상상하기 어렵다. MB 정부에서 대통령 주변 사람들의 부정으로 대통령은 수차례 사과를 한 바 있다. 사대강 사업도 앞으로 얼마나 우리 국민의 가슴에 회한을 품게 할지 모를 일이다. MB 정부의 문제는 MB 정부 하 언론의 문제이기도 하다. 언론이 제대로 역할을 했다면 대통령 주변 인사들의 부정도, 사대강의 문제도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언론이 제대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권력으로부터 독립이 보장되어야 한다. 언론의 독립이 근래 특히 문제가 된 것은 방송 부문이다. MB 정부는 방송의 공정성보다는 정권에 충성할 인물을 사장에 선임하여 정부에 우호적인 환경을 적극 구축하였다. 예로 MBC의 김재철 사장 등 경영진은 PD수첩을 비롯하여 정부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에 재갈을 물리기 위한 노력을 서슴지 않았다. 이러한 사측의 전횡에 저항하여 MBC, KBS, YTN 방송의 공정성을 실현하기 위해 사원들은 파업을 한 바 있다. 특히 MBC170일 간이나 파업을 하였다. 정치파업이라는 논란도 있었지만, 방송의 공정성을 지켜 자신의 일을 보람있는 것으로 하고자 하는 직원들의 몸부림으로 볼 수 있다. 이제 MBC 노조는 일시적으로 파업을 중단하고 현장에 복귀하였다. 여러 가지 부적절한 처신을 한 김재철 사장 퇴진 등 현안에 관한 정치권의 해결의지를 믿고 방송현장에 복귀한 것이다.

방송파업에서 복귀한 사원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경영진의 복수극이었다. 회사경영진은 조직개편을 하면서 파업에서 복귀한 사원들을 자신들의 원래 업무와 관련이 없는 부서로 발령내는 등 징계성의 인사를 시행한 바 있다. 심지어 ‘PD수첩의 제작에 참여했던 작가 6명을 전원 해고하는 조치를 취하여 우리를 놀라게 하였다. 경영진의 입맛에 맞지않는 이들을 길들이려는 행태로 보인다.

좀더 복잡한 이해관계가 작동하고 있겠지만, 그러한 사실은 차치하고 사원들을 길들이려는 MBC 경영진의 의식은 어느 시점에 서 있는 것일까? 방송사 사원들은 그나마 힘이 있다. 더 열악한 지위에 있는 현장 노동자들의 경우는 비참하기까지 하다. 사설용역업체의 용역이 파업 노동자를 무참하게 곤봉으로 때려 중상을 입히는데도 신고를 받고도 그것을 모르척하는 공권력을 보면서 우리가 서있는 자리는 과연 어디인지 의심스럽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대부분 태연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사회가 아직 남을 길들이려는 전근대적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증표가 아닌지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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