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획득 실패한 여자탁구

 

 

 

<올림픽> 메달획득 실패한 여자탁구

7일 오전(현지시각) 영국 런던 엑셀 아레나에서 열린 2012런던올림픽 여자탁구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싱가포르에 패해 메달 획득에 실패한 한국여자탁구대표팀이 경기 후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


 

 

 

 

''맏언니'' 김경아(35·대한항공)는 2012 런던올림픽 여자 탁구 단체전 3~4위전에서 싱가포르에 0-3으로 패한 뒤 얼굴을 감싸쥔 채 경기장에서 퇴장했다.

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선 김경아의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김경아는 떨리는 목소리로 "준비를 많이 했는데, 결과가 안 좋아서 너무 아쉽다"고 힘겹게 말했다.

한국 나이로 36살인 김경아에게 이번 런던올림픽은 마지막 올림픽 무대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경아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메달 색깔을 바꾸기 위해 마지막 투혼을 불살랐다.

그러나 김경아(세계 랭킹 5위)는 개인전에서 싱가포르의 펑톈웨이(8위)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고 4강 진출에 실패했다.

김경아는 석하정(19위), 당예서(23위·이상 대한항공)와 함께 출전한 단체전에서라도 메달을 꼭 따내 아직 올림픽 메달이 없는 후배에게 메달을 전수해주고자 이를 악물었지만, 결과는 이번에도 그의 바람과는 달랐다.

김경아는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자신에게 패배를 안겼던 펑톈웨이에게 단체전 1단식에서 또다시 무릎을 꿇고 말았다.

김경아는 "예전에 펑톈웨이를 상대로 득점했던 상황에서 득점이 나지 않으니까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됐던 것 같다"면서 "상대가 준비를 많이 하고 들어온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이라서 잘하고 그만두고 싶었다. 또한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잘하고 싶었다"면서 "이러한 부담은 언제든 있는 건데, 이번에는 극복이 안됐다"고 안타까워했다.

김경아는 "일본 여자 탁구가 지금의 수준까지 올라오는데 10년 정도 걸렸다"면서 "어린 선수들을 발굴해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등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면서 한국 탁구를 위한 제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올림픽 이후에는 어떻게 할지 아직 계획이 없다"면서 "우선은 쉬고 싶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경기장을 떠났다.

김경아의 쓸쓸한 퇴장에 현정화 여자 대표팀 총감독도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현정화 총감독은 "(김)경아가 정말 열심히 했는데…"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36살까지 한국 여자 탁구를 책임진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경아가 잘 버텨줬다"고 박수를 보냈다.

현 총감독은 "경아가 커트를 자신 있게 해야 하는데 마지막이라서 그런지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플레이를 펼쳤다"면서 "박자가 늦어지면서 상대에게 자신감을 줬다"면서 패인을 분석했다.

한국 여자 탁구는 이날 패배로 런던올림픽을 메달 없이 마쳤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 탁구가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한국 여자 탁구가 메달을 수확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정화 여자 대표팀 총감독은 이에 대해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야죠"라며 "그래도 열악한 상황에서 고군분투한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한국 여자 탁구가 지난 10년 넘는 시간 동안 어리고 좋은 선수들을 길러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도 세계 랭킹 17위인 양하은(18·대한항공) 정도를 제외하고는 나이 어린 선수들 가운데 괜찮은 선수를 찾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여자 탁구가 점점 남성화되고 공격적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서둘러 나이가 어리고 근성 있는 선수를 뽑아서 세계적인 선수로 키워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