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배구 선수들이 7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의 얼스코트에서 열린 2012년 런던올림픽 배구 8강전
이탈리아와의 경기를 3:1 승리로 끝낸 뒤 환호하고 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36년 만에 메달 사냥에 나선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유럽의 강호 이탈리아를 격파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7일 저녁(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얼스코트에서 열린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 배구 8강전에서 블로킹 4개를 곁들여 28득점을 올린 해결사 김연경(흥국생명)의 활약을 앞세워 이탈리아에 세트스코어 3-1(18-25 25-21 25-20 25-18)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이 국제대회에서 이탈리아를 꺾은 것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예선전에서 3-2로 힘겹게 승리를 거둔 이후 무려 8년 만이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이탈리아전 5연패의 사슬에서도 벗어난 것은 물론 준결승에 진출하며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동메달 이후 36년 만의 메달 꿈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는 호칭이 결코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김연경은 이날 경기에서 단연 돋보였다.

한국은 공수에서 탄탄한 전력을 갖춘 이탈리아를 상대로 결정적인 상황에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1세트를 18-25로 허무하게 내주고 말았다.

이탈리아 쪽으로 기울던 분위기를 돌려놓은 것은 김연경이었다.

김연경은 1세트 후반부터 주전 세터 김사니(흥국생명) 대신 투입된 이숙자(GS칼텍스)와 찰떡궁합을 과시하며 2세트에서 고비처마다 알토란 같은 득점을 올렸다.

한국은 2세트 22-20의 불안한 리드 상황에서 김연경이 후위에서 강력한 스파이크를 상대 코트에 꽂아넣으며 점수 차를 3점으로 벌렸다.

한송이(GS칼텍스)의 쳐내기 득점으로 세트 포인트를 만든 한국은 24-21에서 한송이가 또다시 득점을 올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김연경은 3세트 20-16에서는 한국팀을 괴롭히던 시모나 지올리의 이동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22-17에서는 상대의 후위 공격을 또다시 블로킹으로 걷어내며 손으로 가슴을 때리는 세리모니까지 선보였다.

센터 양효진(현대건설)의 중앙 속공으로 세트 포인트에 먼저 도달한 한국은 24-20까지 추격을 허용했으나 세터 이숙자가 빠르게 올려준 공을 양효진이 빠른 속공을 상대 코트에 내리꽂으면서 마침표를 찍었다.

자신감을 얻은 한국은 다른 공격수들의 득점력과 블로킹까지 함께 살아나면서 4세트에서 단 한 차례도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다.

 

김연경의 위력적인 대각 공격으로 20-14를 만들며 먼저 20점 고지에 도달한 한국은 황연주(현대건설)의 블로킹으로 리드를 7점 차까지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당황한 이탈리아 선수들의 서브 범실이 이어지면서 22-15로 점수 차를 벌린 한국은 양효진의 블로킹 득점으로 23-15까지 앞서며 사실상 승리를 확정했다.

한국은 양효진의 시간차 공격으로 게임 포인트를 만든 뒤 상대의 수비 범실이 이어지면서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8강 길목에서 세계 랭킹 4위의 강호 이탈리아를 침몰시킨 한국(랭킹 15위)은 세계 최강 미국과 9일 오후 3시(한국시간 오후 11시) 준결승전을 치른다.

일본(랭킹 5위)과 브라질(랭킹 2위)도 각각 중국(랭킹 3위), 러시아(랭킹 9위)를 누르고 4강에 합류했다.

김형실 감독은 "김연경과 이숙자, 황연주가 공격에서 제몫을 다해줬고 수비에서는 이탈리아의 이동공격을 무력화시킨 것이 승리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우승 후보팀"이라며 "하지만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최강 미국을 상대로 반드시 승리를 거두겠다"고 약속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