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발전연구원 특별세미나 ‥지역별로 설립 주체 등 두고는 의견 엇갈려

충청권 지방은행을 설립하는 것과 관련, 대구은행 등 현재의 지방은행 금융지주회사를 중심으로 각 지역이 참여해 ‘공동지주사’를 설립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대전발전연구원이 8일 개최한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에 관한 특별세미나’ 에서 류덕위 한밭대 교수는 ‘지역금융지주 회사 참여’ 방안을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방안으로 제시했다.
이는 강원과 영ㆍ호남, 충청권이 공동지주로 참여하는 방안으로 DGB(대구은행) 금융그룹이 3년전부터 주장해오던 ''지방은행 공동지주사'' 모델과 비슷한 개념이다.
현재 금융지주사를 모태로 한 지방은행은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이 있다.
류 교수는 "공동지주사에 참여하면 초기 설립자본금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을 해소할 수 있다"며 "지방은행간 고객정보와 판매채널을 공유할 수 있어 영업기반을 확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3000억원으로 추정되는 초기 설립자본금 가운데 일부만 준비해도 금융지주회사의 도움을 받아 지방은행을 설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류 교수는 차선책으로 ''충청권 금융지주회사 설립'' 방안도 제시했다.
충청권만 참여하는 금융지주회사를 세운 뒤 대전, 세종, 충남, 충북 등 4개 광역시도별로 독자적인 지방은행을 설치한다는 개념이다.
그러나 충남과 충북지역에서 온 토론 참석자들은 대전시 주도의 지방은행 설립 움직임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신동호 충남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은행이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부분에서는 의견을 같이한다"면서도 "수도권과 서울에 본사가 있는 대기업이 많은 충남과 충북은 지역에서 창출한 잉여 가치가 수도권 등 역외로 유출되는 반면 대전은 대기업이 없어서 역외로 빠져나갈 일이 없다. 명백한 견해차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과연 중소기업이나 영세 소상공인에게 제대로 금융지원을 해줄 수 있느냐도 의문"이라면서 "제대로 역할을 하는 지방은행을 기대하기 어렵다. 소규모 자본이라도 지역자본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 금융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두영 충북ㆍ청주 경실련 사무처장은 "대전시가 추진하는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을 대선의제화하는 것은 충북 차원의 참여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바람직하지 않고, 충북 차원의 지역은행 설립을 모색해야 한다"며 "충북에 본점을 줄 것이냐. 충북까지 포함한다면 그만큼 충북에 대해 배려하고, 기득권을 내려놓고 공동의 이익 발전을 위해 순수하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렵다"고 지적했다.
임상일 대전대 교수는 "충청은행이 퇴출당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필요하다고 만들기 전에 과연 안 망할 것이냐를 생각해야 한다"면서 "시중은행이 자리 잡고 있어서 진입 장벽이 높다. 충청은행 퇴출에서 교훈을 얻어야 하고 행원과 지역민들의 눈물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충청권에서 지방은행을 설립하자는데는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이는 어느 자치단체가 주도하거나 강하게 밀어붙일 성격이 전혀 아니다"라며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의 지방은행을 설립하자고 논의하는 단계가 아니고, 지방은행을 설립하는 데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정책적으로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정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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