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주세혁·오상은 "마지막 올림픽, 최선 다한 은 "

 








8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 엑셀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탁구 단체전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한국선수들이 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주세혁, 오상은, 유승민.
 

 

2012 런던올림픽 탁구 남자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따낸 한국 남자 탁구 대표선수들이 후배들에게 최강 중국을 넘어달라고 당부했다.

주세혁(세계랭킹 10위·삼성생명), 오상은(11위·KDB대우증권), 유승민(17위·삼성생명)은 8일(현지시간) 열린 대회 12일째 탁구 남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중국에 0-3으로 져 은메달을 땄다.

모두 나이 서른을 훌쩍 넘긴 베테랑 선수들로 런던을 생애 마지막 올림픽 무대로 삼고 세계 최강 중국의 아성에 도전했지만 장지커(1위), 마룽(2위), 왕하오(4위)가 버틴 중국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마지막 불꽃을 태워 은메달이라는 값진 성과를 얻어낸 이들은 패배를 받아들이면서도 후배들은 반드시 중국을 이겨달라는 간절한 바람을 내놓았다.

유승민은 "동료와 함께 어렵게 딴 은메달이고 후회는 없지만 이번에 꼭 중국을 꼭 이겨보고 싶었다"며 "그래도 결승에 올라 중국에 도전한 것만도 한국 탁구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추천받아서 단체전에 출전해서 기대에 못 미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심적 압박과 부담이 컸다. 지금까지 후배들은 ''형들이 있으니 괜찮다''라고 생각했겠지만 이제는 후배들도 그런 부담을 이겨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주세혁은 "올림픽을 앞두고 베체트병으로 두 달 가까이 훈련을 못해 개인전에서도 부진했는데 유남규 감독님이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믿어주셨다"며 "그 덕에 나름대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어 기쁘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오늘 장지커와 경기 초반에 느낌이 좋았는데 좀 더 공격적으로 경기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수비위주로 경기하면서 상대 범실을 기다렸지만 중국 선수들이 실수가 없었다"고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그는 또 "당장 은퇴를 하지는 않겠지만 다음 올림픽은 힘들다고 본다. 후배들이 이제 책임감을 가지고 인천 아시안게임과 4년 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우리보다 더 잘해줬으면 좋겠다"하고 바랐다.

팀의 ''맏형'' 오상은은 "그동안 올림픽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땄다. 금메달을 따고 싶어 마지막으로 노력해봤지만 은메달로 내 올림픽이 끝났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또 "이제는 그동안 도움받아온 것들을 후배들에게 베풀고 전수하겠다"고 후배들의 성장을 돕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 탁구가 중국을 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을 짚고 넘어가는 것도 잊지 않았다.

유승민은 "중국과 독일 모두 탁구가 프로화 돼있는데 한국은 그렇지 못하고 선수층도 얇다. 그런 상황에서 은메달은 적지 않은 성과지만 세계정상에 가려면 프로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세혁은 "한국 탁구가 귀화선수에 너무 의존하는 측면이 있는데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엄청난 압박감을 이겨낼 수 있는 정신력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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