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 엑셀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탁구 단체전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한국선수들이 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남규 감독, 유승민, 조양호 대한탁구협회장, 오상은, 주세혁  


 8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 엑셀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탁구 단체전 결승 중국과의 경기 패하고 은메달을 차지한 뒤
유남규 감독이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나가라는 말도 많이 했는데 잘 버텨준 선수들이 고맙다. 금메달보다 값진 은메달이다."

2012 런던올림픽 남자 탁구 단체전에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끈 유남규(44) 감독이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투혼을 불살라준 노장 선수들에게 은메달의 공을 돌렸다.

유남규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팀은 8일(현지시간) 열린 대회 12일째 탁구 남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중국에 0-3으로 져 은메달을 땄다.

주세혁(세계랭킹 10위·삼성생명), 오상은(11위·KDB대우증권), 유승민(17위·삼성생명) 등 베테랑들이 자존심을 걸고 도전했지만 장지커(1위), 마룽(2위), 왕하오(4위) 등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버틴 중국을 끝내 넘지 못했다.

유남규 감독은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인터뷰와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부상과 병, 소속팀에서의 방출 등 굴곡을 겪으면서도 올림픽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낸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유 감독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훈련과 빡빡한 경기일정으로 제대로 훈련을 못한 상태에서도 제 몫을 해줬다"며 "동메달이라도 딸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세 선수 모두 제게 믿음을 줬고 금메달보다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고 감격해했다.

이어 "지난 일년 반 동안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혼도 많이 내고 보따리 싸서 나가라는 말도 많이 했는데 끝까지 나를 믿고 힘든 훈련을 소화해줬다. 노장 선수들이 마지막 올림픽에서 200% 활약을 보여줬다"고 고마워했다.

이날 경기에 대해서는 "대진운이 잘 맞아떨어졌고 느낌도 좋았지만 1단식 출발이 좋지 못했다. 2단식의 주세혁도 대등한 경기를 펼치다 3세트 이후 수비 위주로 안정적인 경기를 한 것이 패인이 됐다"고 짚었다.

이어 "0-2로 지는 상황이다 보니 가뜩이나 전형상 불리한 복식에서도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고 돌아봤다.

유 감독은 최근 10여 년간 한국 탁구를 떠받쳐 온 한 세대가 이번 올림픽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운 만큼 이제 차세대 선수들이 대를 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올림픽에서 뛴 선수들은 중국 선수를 이기기는 어렵다. 하지만 차세대 선수들은 중국 선수에 크게 뒤지지 않는 기술을 지녔고 김민석, 서현덕, 이상수 같은 선수들은 중국 정상급 선수들을 이겨본 경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세계무대에서 그런 실력을 발휘하려면 좀 더 강한 훈련이 필요하다. 그러지 않으면 중국과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없다"며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충분히 훈련하면 다음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는 중국의 벽을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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