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런던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에서 은메달을 딴 이대훈(20·용인대)은 곱상한 외모와는 달리 약관의 나이에 한국 태권도의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한 선수다.

이대훈은 한성고 3학년 때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63㎏급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그는 한국 태권도 대표 선수 12명 중 최연소이자 유일한 고교생이었다.

국내 선발전에서 화끈한 공격력을 뽐내며 내로라하는 선배들을 누르고 태극마크를 달더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까지 거머쥐며 한국 태권도의 차세대 에이스로 떠올랐다.

이대훈은 지난해 5월 경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때 같은 체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세계무대도 평정했다.

이후 이대훈은 올림픽 출전을 위해 체급을 58㎏급으로 한 단계 낮추기로 했다.

세계선수권대회나 아시안게임에서 태권도는 남녀 8체급씩, 총 16체급으로 나눠 치르지만 올림픽에서는 절반인 남녀 4체급씩, 총 8개 체급으로만 구분한다.

대한태권도협회는 남자부의 경우 금메달 획득 가능성과 선수층을 고려해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는 68㎏급과 80㎏초과급에 선수를 내보냈다.

하지만 런던올림픽에서는 68㎏급 대신 58㎏급을 택했다. 그만큼 이대훈에 대한 믿음이 컸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대훈은 지난해 6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세계선발전 남자 58㎏급에서 3위를 차지해 한국에 올림픽 출전권을 가져왔다.

이어 올해 2월 말부터 용인대 소속 선배인 이길수, 석승우와 최종평가전을 치러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 올랐다.

올해 5월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남자 58㎏에서는 금메달을 땄다.

이대훈은 한때 태권도장을 운영했던 아버지 이주열(42) 씨의 영향으로 다섯 살 때 태권도를 시작했다.

성산초 5학년 때 태권도부가 있는 중계초로 전학해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했다.

현재 해병대 장교로 복무 중인 형 이정훈(23)도 태권도 선수 출신이지만 가족 중 국가대표가 된 것은 이대훈이 처음이다.

180㎝가 넘는 이대훈은 같은 체급에서는 키가 큰 편이다. 순발력이 다소 떨어지지만 유연성이 좋고 하체가 길어 얼굴 돌려차기 등 안면 공격이 일품이다.

특히 우리나라 선수 중에서도 전자호구 시스템에 대한 적응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것도 이대훈의 장점이다.

전자호구 시스템은 올림픽에서는 이번 런던 대회에서 처음 도입됐다.

이대훈은 플레이 스타일 자체가 전자호구 시스템에 아주 유리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결국 올림픽 무대는 이대훈에게 정상의 자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이대훈이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더라면 태권도 메이저대회 우승을 모두 경험하는 그랜드슬램을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평소 체중에서 8㎏을 빼야 했고 16강, 8강전에서 잇따라 연장전을 치르는 등 체력소모가 많더니 결국 정상 문턱에서 아쉽게 주저앉고 말았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