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현영희 의원이 현기환 전 의원에 전달하려던 돈의 행방은

 

 

 

 

 

새누리당 현영희 의원이 현기환 전 의원에게 전달하려고 했다는 3억원의 행방을 두고 배달사고'제3의 인물 등 여러가지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제보자 정씨에 따르면 그는 3월15일 3억원이 든 쇼핑백을 든 채 부산발 서울행 KTX를 타고 오후 6시45분께 서울역에 도착해 항공편으로 상경한 조씨를 만났다.

두 사람은 오후 7시께 서울역 내 식당으로 이동해 저녁식사를 했고 이 자리에서 조씨는 현기환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조씨가 공개한 그의 휴대전화 발신내역을 보면 조씨는 이날 오후 7시17분 현 전 의원의 휴대전화에 전화를 걸었으며 약 22초간 통화했다.

현 의원은 조씨의 전화를 받았으나 "회의 중입니다"라고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조씨와 정씨의 말이 대부분 일치하지만, 이후의 상황부터 둘의 진술이 엇갈리기 시작한다.

정씨는 조씨가 현 전 의원에게 만나자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잠시 뒤 현기환 알았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가 왔고 조씨가 이를 직접 자신에게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후 현 전 의원을 만나려고 서울 태평로 코리아나 호텔로 이동하다가 오후 8시에서 8시30분 사이 조씨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돌아가라"고 해 자리를 떴다는 것이 정씨의 주장이다.

반면 조씨는 정씨를 만난 사실 자체가 없다고 주장하다가 수차례 말을 바꾼 끝에 서울역에서 정씨를 만난 사실은 인정했으나 3억원이 아닌 500만원을 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정씨와 조씨를 대질신문한 결과 조씨는 수시로 진술이 바뀌었지만 정씨는 당시 상황을 기록한 수첩을 토대로 구체적인 진술을 한 점 등으로 미뤄 정씨의 주장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3억원의 행방은 지금도 오리무중이다.

조씨는 정씨와 헤어지고 나서 오후 9시10분 출발하는 서울발 부산행 KTX를 탔다. 오후 8시 이후 태평로를 출발해 여의도에 들러 3억원을 전달하고 서울역에 도착하는 것은 사실상 무리다.

검찰도 조씨와 현 전 의원의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한 결과 두 사람이 직접 만나지는 않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3월15일 밤늦게까지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주변에 있었다는 현 전 의원과 조씨의 동선이 전혀 겹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조씨가 3억원을 받은 것이 사실이라면 3억원을 그대로 들고 부산으로 내려갔거나 다른 제3의 인물에게 전달했을 공산이 크다.

전자라면 조씨가 지인과 함께 가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정씨를 속이고 3억원을 챙겼을 개연성이 높다. 이른바 배달사고를 낸 것이다.

그러나 현 전 의원과 현영희 의원이 서로 잘 아는 사이라는 점으로 미뤄볼 때 조씨가 쉽게 들통날 배달사고를 내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후자의 경우라면 정씨가 봤다는 현기환 알았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 전 의원이 메시지를 보냈다면 굳이 자신의 이름을 적을 이유가 없다. 제3의 인물이 있을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만일 제3의 인물이 존재한다면 이 사람이 조씨에게서 3억원을 받아왔을 개연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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