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심판원 "범위 넓어 ''무효''" vs LG화학 "소 제기할 것"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을 상대로 한 리튬 2차전지 분리막 특허분쟁에서 1차 승리를 거뒀다.

특허심판원은 LG화학의 리튬 2차전지 분리막 특허 무효심판 심결에서 심판 청구인인 SK이노베이션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효로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특허심판원은 "특허 핵심기술인 분리막에 도포된 활성층 기공 구조에 대한 특허청구 범위가 너무 넓어 선행기술 분리막의 기공 구조를 일부 포함하고 있고, 전지 성능과 안정성을 개선한 일부 효과 또한 차이가 없는 부분이 있어, LG화학의 특허에 신규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무효 이유를 밝혔다.

이어 "LG화학 특허가 무기물 입자의 종류와 크기, 무기물 입자와 바인더 고분자 조성비를 조정해 뛰어난 기공 구조를 갖는 활성층을 개발한 것이라 하더라도 청구범위가 너무 넓고, 일부 청구 범위에는 선행기술과 같은 범위의 무기물 입자 종류와 크기, 무기물 입자와 바인더 고분자 조성비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허심판원 황우택 원장은 "(이번 심결에서) 신규성 판단 대상은 특허 명세서에 기재된 특허청구 범위이며, LG화학의 특허는 일부 구성이 선행기술 분리막과 같아 그 신규성이 부정된 것일 뿐, LG화학이 현재 생산, 판매하고 있는 안정성 강화(SRS) 분리막이 선행기술 분리막과 동일하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심결이 LG화학의 특허가 기본적으로 선행기술에 비해 신규성이 없다는 판단이라기보다는 특허청구 범위가 너무 넓게 작성돼 선행기술이 포함돼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특허심판원의 무효 심결이 있었지만, 특허권자인 LG화학이 특허 법원에 무효 심결 취소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여 무효 확정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의 분리막 특허는 종래 분리막에 도포된 활성층의 기공 구조를 이용, 기존 분리막에 비해 열 수축과 전기적 단락이 발생하지 않아 전지의 성능과 안정성을 개선한 기술로 알려졌다.

LG화학은 ''SRS''라는 제품명으로 2차전지에 채용해 휴대전화 업체인 모토로라, 소니에릭슨과 노트북 업체인 HP, 자동차 업체인 현대기아차, GM, 르노, 포드 등에 판매하고 있거나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12월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분리막 특허를 침해했다며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었고, SK이노베이션도 이에 맞서 LG화학의 분리막 특허에 대한 무효 심판을 청구했다.

LG화학 관계자는 "SRS 기술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열적, 기계적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독보적인 원천기술"이라며 "특허심판원의 이번 결정은 외국 특허청 판단과도 상반돼 즉각 상급 기관인 특허법원에 심결취소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대전/정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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