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 빌려주고 이자 연 23만원

 신용카드사들이 최근 현금서비스 금리를 올리는 방법으로 ''고금리 현금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관련기사 6면

카드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가맹점 수수료율과 대출 금리를 내리는 듯 했으나 뒤편에서는 고금리 현금장사를 한 셈이다.

특히 대출 이용자의 상당수가 각종 부채로 고통받는 고객이라는 점에서 ''탐욕'' 논란이 예상된다.

9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올해 2분기 현금서비스 수수료 수입비율은 23.39%로 전분기(23.35%)보다 0.04% 포인트 늘었다.

이 기간 하나SK카드의 현금서비스 수수료 수입비율은 24.31%에서 24.70%로 증가했다.

수입비율은 카드사가 현금서비스로 얻은 수익을 연평균 금리로 환산한 것이다. 이 수치가 23%이면 현금서비스로 100만원을 빌려주고 23만원의 이자를 받았다는 뜻이다. 이 비율이 올라가면 통상 현금서비스 금리도 높아진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친서민 행보를 보이는 듯했다. 현금서비스 취급수수료를 없애거나 금리를 낮췄다.

그러나 일부 카드사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생긴 수익 감소분을 메우려고 최근 현금서비스 금리를 슬그머니 올렸다.

빚더미에 앉은 저신용자의 ''돌려막기'' 수단으로 자주 쓰이는 카드론과 리볼빙 금리마저 올려 받는 사례도 많다.

롯데카드는 지난 2분기 결제성 리볼빙 수수료 수입비율이 18.16%로 전분기(17.32%) 대비 0.84% 포인트 높였다. 대출성 리볼빙 수수료 수입비율도 21.28%에서 21.91%로 늘었다.

하나SK카드도 결제성 리볼빙과 대출성 리볼빙 수수료 수입비율을 18.93%와 22.49%에서 19.27%, 23.07%로 각각 올렸다.

삼성카드는 2분기 카드론 수수료 수입비율이 15.74%로 전분기(13.39%) 보다 2.35% 포인트나 높였다.

은행계열에서는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2분기 카드론 수수료 수입비율이 14.50%로 전분기보다 0.38% 포인트 늘었다. NH농협은행도 10.17%에서 11.27%로 올렸다.

외환은행은 결제성 리볼빙과 대출성 리볼빙 수수료 수입비율이 1분기 20.61%와 25.58%에서 21.05%와 25.93%로 각각 높아졌다.

현금서비스, 카드론, 리볼빙 등 금리가 높아진 것은 신한카드 등 일부 카드사가 시장을 사실상 과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금서비스와 리볼빙 금리는 수년째 20%대, 카드론은 10% 중후반 대를 유지하고 있다.

고금리 현금장사로 카드사들은 막대한 수익을 챙겼다.

KB국민카드의 카드론 수익은 1분기 120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의 카드론 수익은 947억원으로 20억원 가량 확대됐다.<김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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