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안

 

하루가 사막을 건너는

목마름이었다면 

갈증을 식혀 줄

오아시스는 어디 있는가


애당초 삶이란

가을걷이를 끝낸 들판처럼

담으려면 아무 것도 없는

쓸쓸한 마음일까


오늘의 패배를

깨끗이 선언하고 나면

온몸 허욕의 관절이

뚝뚝 부서져 내리는 소리 들으며

어둔 거리 휘청거리며

예까지 왔다


오늘밤엔 

백합꽃 향기에라도 취하고 싶다.


 


△시집 ‘돌아오는 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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