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고시로 17세에 대입 4개국어 통달한 윤지민양 (한서대 3년)

  학교수업은 중학교 1학년 과정이 전부, 독학으로 대입검정까지 마치고 4개 국어를 구사하게 된 예산출신 한 여대생이 외국어 통달하는 방법을 책으로 펴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인 94년생 윤지민(19·한서대 3년·사진)양은 자신이 지은책 ‘4개 국어와 싸워서 승리하기’를 통해 외국어 선택에서부터 맞춤형으로 공부하는 방법, 암기법, 배운 것 지켜내기 등을 일목요연하게 조목조목 기술했다.

어머니 고향인 예산에서 태어난 윤양은 남다르게 매우 독특한 성장과정을 거쳤다.

예산초교를 다닐 때는 자기 이름도 못쓰는데다 계산기가 있는데 산수 공부는 뭐하러 하느냐며 놀기만 좋아했던 아이였다.

2007년 늘 충남도 상위권 성적을 유지해 명성이 높았던 천안 성성중에 입학했지만 1학년 수업을 마치고 자퇴했다.

“정규과정을 밟다보면 목표를 향한 발걸음이 늦어진다”는 이유에서 오직 혼자 내린 결정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진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앞서 2005년에는 언니의 뒤를 이어 IQ 148 이상 한국의 천재집단인 ‘멘사’ 최연소 회원이 됐다.

“홈스쿨에서 EBS교육방송으로 공부하며 자기주도 학습의 매력에 빠져들어 제약없이 원하는 만큼 진도를 나갈 수 있었고, 그렇게 배운 영어를 지역 아동센터에서 봉사한 것이 값진 시간이었다”고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배고픈 사람에게는 밥을 주기 보다는 밥 짓는 방법을 가르쳐 줘야 한다’는 게 18세 대학생의 확고한 신념이다.

하지만 자신을 이끌어 주던 것들이 없어졌기 때문에 이를 계기로 스스로 필요한 것들을 생각하고 실천에 옮겨야만 하는 일은 그리 녹록지 않은 일이었다고 한다.

15세부터 알파벳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독학으로 영어공부를 시작했고, 2009년 16세에 중학교와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잇따라 합격한 뒤 대학 수능시험을 쳤다.

외국 유학은커녕 학원도 다녀본 적 없는 윤양은 2010년 17세 되던 해 서산시 한서대학 일본어학과에 입학했다.

마술 동아리 복학생 선배가 삼촌이라 부르라고 할 정도로 귀여움도 받았고 과 동기들 대부분 서너살 이상 나이 차이가 나는 언니·오빠들이다 보니 대학생활은 에피소드가 참 많았다.

대학 1학년때 영어 회화실력을 발휘해 수업시간에 동시통역을 맡았고, 2학년이 돼서는 리더십을 키우고 싶어 기숙사에서 근로 장학생을 신청해 학생사감도 했다.

기숙사에 외국인 학생들이 많아 기숙사 규칙은 물론, 점호내용, 공지사항 등을 전달하고 통역하며 문제가 생기면 해결사 노릇도 했다.

이렇게 친해진 외국 친구들과 친해지며 그들의 문화를 배워 나갔다.

3학년 1학기때 영어 스터디그룹 리더를 맡아 동아리를 이끌기도 했다.

“동아리에서 MT를 가면 동아리 회원들이 미성년자인 저 때문에 술 대신 음료수를 마셔야 한다며 구박(?)을 주기도 했지만, 모두들 저를 배려하느라 회식 자리면 늘 술 대신 음료수로 대신하곤 했죠.”

고등학교 대신 선택한 대학이니 다양한 경험은 당연하고 매우 흥미로웠다.

일본어도 모자라 2학년부터 중국어를 택해 복수 전공으로 학위취득 중에 있으며 지금은 4개 국어를 구사하며 강사로 나설 정도가 됐다.

마침내 여느 학생이라면 한참 공부할 고등학생 나이에 자신의 학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외국어를 더욱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공부하는 방법들을 소개하는 길라잡이 책을 펴냈다.

다양한 학습 성장과정을 거치며 습득한 경험을 책에 담아 나처럼 외국을 나가지 않아도 그리고 돈을 들이지 않아도 얼마든지 배우고 익힐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한다.

현재 검정고시 출신으로는 국내 최초의 KAIST(한국과학기술원) 학생인 언니 서현(20)양이 편집을 도와 지은이와 편집자로 자매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 18일 출판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언니는 또 서울대 출판문화원과 계약을 맺고 소설을 출판할 예정이다.

윤양은 “글로벌 시대에 들면서 더 많은 학생들이 청춘을 한번 즐기지 못하고 시험공부에만 치우친 영어공부에 매달려 있다”며 자신의 노하우로 승리하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아무리 오랜기간 공부해도 실력이 늘지 않는 사람, 시험점수는 높아도 회화는 한마디도 못하는 사람, 독학으로 공부하느라 끙끙거리는 사람, 무리한 영어공부로 아예 영어에 질려버린 사람 등 외국어를 공부하는데 생기는 문제점들은 이 책에서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현지인과의 진정한 의사소통을 위해 그들의 문화와 예절을 알아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나라별 인사법과 몸짓언어의 종류를 상세히 기록해 외국 문화를 익히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참고로 효율적으로 공부해, 공부한 만큼 진짜 언어실력이 생기고 경쟁력이 되기 바란다”는 게 윤양이 책을 낸 동기다.

요즘은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일명 ‘감성 mp3’ 특허를 내는 것.

매스컴에서 종종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이나 폐쇄적으로 변하게 된 사람들의 자살 소식을 듣고, 또 언니가 다니는 카이스트에서 연이은 자살을 보고 연구해낸 발명품이다. 

mp3로 음악을 들을 때 이어폰이 귀 뒤의 맥박수를 진동으로 감지해 mp3 본체로 전달하면 음악을 자동으로 빠른 리듬의 곡으로 전환시켜 우울한 마음을 밝게 해주는 기발한 제품으로, 특허가 출원되면 상품화해보겠다는 포부도 가지고 있다.

윤 양은 앞으로 공부를 더 많이 해 외교관이 돼 전 세계를 돌며 국위를 선양하면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처럼 되는 게 꿈이라고 한다.

“과학과 평화를 좋아합니다. 과학은 모든 생명의 시작이며 인류를 움직이는 힘이고, 평화는 인류의 미래이기 때문이죠.”

30~40년 뒤 쯤, 전 세계 사람들은 ‘유엔 사무총장에 한국 여성이 선출됐다’는 뉴스를 접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겨난다.         ▶글·사진/ 이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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