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2천만원 분쇄기가 6억5천만원으로 둔갑…군수·부군수 등도 이례적 감사대상 포함

진천군의 허술한 보조금 관리 체계가 1억2000만원 짜리 기계를 6억5000만원 으로 둔갑시키는데 일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감사원은 진천군의 특화품목육성사업(우리쌀가공공장 건립사업) 전반에 대해 감사를 벌여 조만간 감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감사원의 이번 감사에는 유영훈 군수는 물론 김정선 부군수, 오학영 전 부군수까지 포함돼 조사를 받는 등 강도 높게 이뤄져 관련 공무원들이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군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 6월 2~22일 관내 모 농조합법인의 우리쌀 가공공장 건립사업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를 벌였다.

이 사업은 국비와 도비, 군비 등 6억 7200만원과 자부담 6억9300만원 등 사업비 13억6500만원을 투입해 쌀 가공용 분쇄기를 구입하고 공장 증축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경영난 등으로 자금압박에 시달리던 이 영농조합법인 대표 ㄱ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연관된 하청업체 및 금전적으로 이해관계가 얽힌 당사자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보조사업의 허술한 지원체계 실체가 드러나게 됐다.

이에 감사원은 △분쇄기 구입 가격이 부풀려진 배경 △공무원에 대한 금품수수 및 향응 제공 여부 △부실관리 책임소재 등에 대해 집중 감사를 벌였다.

실제 군은 이 영농조합의 보조사업을 위해 중국산 분쇄기를 6억5000여만원에 납품받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으나 감사원 조사 결과, 중국산과 비슷한 성능의 분쇄기가 시중에서는 1억2000만원대(국산과 외제 포함)에 거래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감사원은 분쇄기 선정 과정에 오 전 부군수가 중국까지 동행한 것으로 확인하고 보조사업자 선정과 사업추진 과정에서 공무원들의 부적절한 처신을 문제삼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감사원은 공무원들의 부실관리 체계가 유 군수의 요구 내지는 묵인 등의 이유로 이뤄졌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공무원들은 ‘윗선의 일방적 지시였다’, ‘타 부서에서 이뤄진 일이다’ 등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 빈축을 사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이례 없이 감사 대상에 군수까지 포함돼 감사 결과와 관계없이 행정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진천/한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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