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있으면 해결방안이 있게 마련이다.

병이 있으면 약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다문화가정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있으나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 오늘은 스스로 풀어나갈 수 있는 갈등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한다.

아내와 남편 간의 대화의 단절과 언어의 불통에서 오는 갈등이 가장 급하게 다가온다. 다음으로 문화의 충동에서 오는 갈등인데 이것은 세월이 가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고부간의 갈등도 문화의 충돌에서 오는 것도 있고, 환경의 차이에서 오는 것도 있을 수 있다.

일단 오늘은 부부간의 문제가 무엇인지, 대화의 단절이 주는 갈등이 얼마나 심각한지 한 부부의 예를 들어 보고 해결하는 과정을 생각해 보기로 한다.(이 부부는 남편 56세, 아내 32세인 실제 상황이다. 남편은 막노동을 하고, 아내는 식당과 농장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생활한다. 2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아이들의 성적은 하위권이다.)

“아내와는 대화가 안돼요. 나이 차이도 많이 나지만 도대체 돈을 어디다 쓰는지 모르겠어요. 식당에 나가서 돈 벌고, 깻잎 밭에 가서 돈 벌어서 전부 친정으로 보내요. 아이들 공부 가르칠 생각도 안 하고 베트남에 있는 친정식구밖에 몰라요. 아이가 아프면 병원에 먼저 데라고 가야 하는 거 아닌가요? 우리 마누라는 돈 벌러 가요. 돈이 먼저인지 가족이 먼저인지 우선순위가 없어요. 식당에서 버는 것과 밭에서 버는 것을 합하면 150만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아는데 얼마를 버는지 알려주지도 않고 무조건 친정으로 전부 다 보내고 있어요. 말이 통해야 알아듣게 이야기를 하지요. 뭐라고 얘기하려고 하면 울기나 하고 소리 지르고 하니 말을 할 수가 없어요. 지난번엔 집에 왔더니 아이들만 있더라고요. 어디서 뭘 하다 늦었는지 얘기도 안 하고, 이러니 집에서 무슨 재미가 있겠어요? 친구들과 술 마시고 들어오면 술 마셨다고 뭐라 하고 담배 냄새난다고 뭐라 하고 내참 말이 통해야 말을 하지요? 답답해 죽겠어요. 제발 아이들이라도 좀 신경 써 줬으면 좋겠는데……. 이젠 포기했어요. 싸우기 싫어서 집에 오면 잠만 자고 나가요.” 

“우리 남편하고는 대화가 안돼요. 말하다가 무조건 욕 먼저 해요. 만날 술만 먹고 들어와서 소리나 지르고 늦게 들어와서는 자는 아이들 깨우기나 하고……. 만날 아프다고만 해요. 일 나가서는 돈은 쥐꼬리만큼 벌어오면서 큰소리만 쳐요. 제가 벌어서 우리 집에 보내는 게 뭐 잘못인가요? 우리 아이들 교육요? 보험 들고 있어요. 자기는 하나도 신경 쓰지 않으면서 나보고만 뭐라고 해요. 남편 얼굴 보고 싶지도 않아요. 말이 안 통해요. 욕하고 때리고 자기말만 해요. 그러니 무슨 대화가 통하겠어요? 식당 아줌마가 한글 가르쳐 주고, 더 친절해요. 남편은 아무 것도 하는 게 없어요. 술 먹고 소리지르는 게 다예요. 아이들은 공부방에서 돌봐줘요. 제가 밤늦게까지 일하기 때문에 보통 저녁 8시까지 공부방에 있다고 와요. 나도 한국말 잘 모르는데 어떻게 애들을 가르쳐요? 애기 아빠가 도와줘야지요. 애 아빠가 공부 도와주는 거 한 번도 못 봤어요. 술 냄새 풍기면서 때리기만 하지.”

이들 부부는 서로 미워하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한 동안 대화를 나눈 후, 서로 안아주라고 했더니, 아내가 심하게 거절하였다. 그래서 이들만을 위한 이벤트를 만들기로 하고 콘도를 얻어 가족놀이를 하였다.

그림그리기와 상대 이해하기, 끝으로 역할바꾸기 놀이 등. 아내가 남편의 역을 맡고, 남편이 아내의 역을 맡아서 그동안의 일을 연극으로 꾸몄다.

거침없이 나오는 아내의 욕설과 푸념에 남편은 놀라고 아내 역을 맡았던 남편도 그렇게 힘들었던가 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서로 부둥켜안고 화해의 언약을 다시 하며 새로운 출발을 약속하였다. 가끔은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는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늘 이렇게 행복하길 바랄 뿐이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