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김·정, 당선관위 재구성 요구..울산 경선 보이콧 -투표강행 문재인 1위

 

 

민주통합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모바일투표 공정성 논란에 휘말려 출발 이틀만에 파행을 빚었다.

민주당은 모바일투표 집계프로그램 오류 사태에 이어 공정성 시비를 놓고 당 선관위와 후보 측간 책임 공방까지 벌어져 경선전 초반부터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특히 손학규·김두관·정세균 후보 등 이른바 비문(비문재인) 후보 3인이 긴급 회동을 열어 모바일투표에 관한 요구사항이 관철될때까지 경선 일정을 보이콧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극한 대치로 치닫고 있다.

민주당은 순회경선 이틀째인 26일 오후 울산 종하체육관에서 울산 경선을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문 후보를 제외한 비문 후보 3명 모두 불참했다.

세 후보는 전날 발표된 제주지역 모바일투표 투표율(58.6%)이 역대 모바일투표에 비해 현격히 낮아 도저히 신뢰할 수 없다며 이미 투표가 진행된 제주ㆍ울산 재투표와 모바일투표 시스템 전면 수정 등을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울산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공정한 경선 관리를 위해 새로운 경선관리 체제가 필요하고, 그 관리체제에는 후보측 대표들이 옵서버가 아닌 주체로 참여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손 후보측 김유정 대변인이 밝혔다.

이는 현 당 선관위의 경선관리를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 선관위 전면 재구성을 요구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따라 당장 27일 청주에서 예정됐던 충북 지역 TV토론회는 물론이고 28일 강원, 30일 충북 등 향후 경선 일정의 정상적 진행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당 최고위와 선관위는 연석회의를 열어 제주ㆍ울산 모바일 선거인단 투표를 재검표해 문제가 되는 선거인을 절차를 밟아 투표할 기회를 주기로 하는 한편 앞으로 모바일 투표 도중 전화를 끊더라도 유효표로 인정하기로 하고 경선 참여를 당부했으나, 세 후보는 모바일투표 방식 변경 없이는 경선에 참여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손 후보 측 김유정 대변인은 "4번 문재인 후보를 찍고 전화를 끊으면 유효이고 문 후보를 거명하기 전에 1, 2, 3번 후보를 찍고 끊으면 투표하지 않은 것으로 처리됐다"며 "사전에 문제 제기를 했으나 선관위가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선관위는 ARS 방식의 모바일투표 때 ''기호 4번까지 듣지 않고 투표할 경우 기권처리된다''는 안내 코멘트를 넣지 않을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권고도 무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선관위 간사인 김승남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투표방식은 후보 기호 추첨 이전에 설계된 것이고 후보 참관인들을 모아놓고 시연까지 했다"며 "절차상 문제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울산 경선이 당과 후보 측간 대립으로 두 시간째 파행이 이어지자 오후 4시 후보연설회를 생략하고 대의원 대상의 현장투표에 들어가는 등 당초 일정을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손ㆍ김ㆍ정 후보 측 일부 지지자들이 투표 중단을 요구하며 거세게 항의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앞서 제주 경선을 하루 앞둔 지난 24일, 사전에 투표가 끝난 제주 모바일투표 결과를 집계하는 과정에서 컴퓨터 프로그램 오류가 발생, 신뢰성 논란을 야기해 경선 관리 부실 질타를 받기도 했다.

한편 첫 주말 2연전에서 문재인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

문 후보는 이날 울산 경선에서 4951표(52.1%)를 얻어 김두관(3053표, 32.1%), 손학규(1117표, 11.8%), 정세균(387표, 4.1%) 후보를 꺾고 1위에 올랐다.

전날 제주 경선에서도 문 후보는 1만2023표(59.8%)를 얻어 1위를 기록했으며 이어 손 후보(4170표, 20.7%), 김 후보(2944표, 14.7%), 정 후보(965표, 4.8%) 순이었다.

이로써 두 지역 경선 결과를 합산한 누적 득표에서 문 후보는 1만6974표(57.3%)를 얻어 나머지 세 후보를 큰 표 차로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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