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안내 초청장도 없고 참석여부 전날 문자메시지로
역대대통령기념 주간행사 대통령과 연관없이 계획
충북도, 전문기관 연구 용역… 2104년 정례화

충북도의 탁상행정이 빈축을 사고 있다.

도가 찬반 논란을 무릅쓰고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에서 ‘역대 대통령 주간’ 행사를 졸속으로 추진한데 이어 개최 시기에 대한 원칙이 무너지고, 세부적인 행사계획도 없이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는 청남대를 대통령테마 관광명소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관람객 유치 증대를 위해 역대 대통령 9명의 취임일 또는 출생일과 서거일 등 가운데 의미 있는 날을 골라 그날부터 1주일간 ‘○○○ 대통령 주간 행사’를 벌이기로 했다.

첫 행사로 초대 대통령 취임일(1948년 7월 24일)에 맞춰 지난달 24~29일 ‘이승만 대통령 주간-건국 대통령을 만나다’를 주제로 문화행사를 열었다.

그러나 행사를 치르기 위한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졸속으로 추진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사전에 행사를 알리는 초청장을 보내지 않는 우를 범했다.

청남대는 행사가 열리기 하루 전인 23일 밤 10시 충북도의회 의원, 유관기관 단체장 등 100여명에게 참석을 요청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데 이어 행사 날 오전 전화를 걸어 참석 여부를 확인한 것이 고작이었다.

또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학교 방학기간임을 감안해 일부 체험행사를 제외하고, 9월말까지 연장·전시키로 변경했다.

이 때문에 8월과 12월 취임시기에 맞춰 윤보선·최규하 전 대통령을 기념하는 주간행사를 진행하겠다는 구상에 차질이 생겼다.

도는 오는 10월 중순께 ‘청남대 국화축제’ 기간에 ‘윤보선 대통령 주간’을 개최할 계획이다. 그러나 10월은 윤 전 대통령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

당초 도가 이 행사를 기획하면서 의미 있는 기념일에 개최키로 했던 원칙이 무시된 셈이다.

특히 행사내용도 현재까지 특별히 계획된 것이 없어 ‘짜맞추기식’으로 행사를 추진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내년에도 생존한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 박정희·최규하·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만 기념행사를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을 뿐 세부계획은 하나도 없는 상태다.

또 이승만·윤보선 전 대통령 주간은 올해 행사를 했다는 이유를 들어 내년에는 개최하지 않을 예정이다. 도는 당초 내년부터 역대 대통령 9명의 주간을 모두 운영할 방침이었다.

오는 2014년부터 ‘역대 대통령 주간’을 정례화해 관광객 유치에 활용하겠다는 행사 취지마저 무색케 하고 있다.

이 행사는 계획이 발표될 당시부터 일부 전직 대통령의 공과를 놓고 찬반논쟁이 불거졌고, 행사 기획과 준비가 졸속으로 이뤄진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을 빚었다.

박정희·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개인별 공과를 두고 국민들의 인식 차이가 크고 현재의 정치상황과 민감하게 관련돼 있는 상태에서 어떤 기준으로 행사순서를 정할지도 확정하지 않은 채 즉흥적으로 추진한다는 지적이다.

도 관계자는 “올해 2명, 내년에 4명의 전직 대통령의 행사를 한 뒤 2014년부터 정례화 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위해 행사개최시기 등을 전문기관에 연구용역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지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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