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정년보장심사 위원 "자격미달" 주장하며 사퇴

 

 

서울대측 "융합적 업적으로 평가 채용한 것"

 

서울대가 안철수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부인 김미경 의대 교수를 지난해 정교수로 채용하는 과정에서 한 심사위원이 반발해 사퇴하는 등 논란이 있었던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29일 서울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작년 6월께 안 원장과 김 교수에 대한 채용후 정년 보장 여부를 심사한 ''정년보장교원임용심사위원회''에서 심사위원이던 이 대학 A교수가 ''두 사람은 자격미달''이라고 반발하며 위원직을 사퇴한 것으로 확인됐다.

A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특정 전공 분야의 인물을 정년보장이 되는 정교수로 뽑으려면 해당 분야 논문과 연구 실적이 있어야 한다. 안 원장과 김 교수는 그게 부족했는데도 정년 보장 결정이 이뤄졌다"며 "학문적 이유가 아닌 정치적 이유로 위원회의 독립성이 훼손되는 게 싫었고 요식행위나 다름없는 위원회에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그만뒀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나는 순전히 학문적인 입장에서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작년 11월 강용석 당시 무소속 의원은 "안 교수 부부에 대한 서울대의 특채 승인은 절차와 근거를 무시한 특혜"라며 채용과정상의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정년보장교원임용심사위원회는 교수의 정년보장을 결정하는 기구로 총장이 임명한 17인 이내의 학내외 인사로 구성된다.

당시 안 원장의 정년보장 결정을 다룬 심사위가 먼저 열렸고 김 교수 등 다른 정년 보장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한 심사위가 이어서 열렸다.

특히 김 교수가 심사 대상에 포함된 심사위에서는 김 교수의 연구 실적이 정년 보장에 적절한지를 두고 위원 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해 이례적으로 회의가 한 번 더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열린 심사위의 투표 결과 근소한 차이의 과반으로 김 교수의 정년보장이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교수는 서울대 의대에서 병리학을 전공해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워싱턴주립대 로스쿨을 마쳤으며 서울대에는 지적재산권법과 생명윤리 등 의ㆍ법학 접목 분야 교수로 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심사위원 중 한 명이던 다른 서울대 관계자는 "그동안 하나의 전공 분야로 교수를 채용했던 것과 달리 융합적인 업적을 인정한 것이라 시각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부적절한 점은 없었다"며 의학 석박사 학위, 공학 석사, MBA 학위도 있는 안 원장과 의학, 법학을 공부한 김 교수 모두 의학 전공이 아닌 융합적 연구 업적으로 평가해 뽑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심사위원회는 각 단과대에서 이미 심의한 것을 토대로 결정을 내린다. 김 교수의 경우 의대 인사위원회에서 이미 정년 보장이 적절하다고 결정해 추천한 것을 위원회에서 한번 더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논란에 대해 안 원장 측은 "서울대 초청으로 교수로 가게 된 것이며, (논란이 있다면) 서울대가 설명할 일"이라며 "안 원장과 김 교수 모두 학문적 업적뿐 아니라 다양한 경력과 전문성을 가진 것을 인정받아 채용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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