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박지원 리더십 도마 위에

 

 

 

대선후보 경선이 한창인 민주통합당이 내우외환에 휩싸여 출렁이고 있다.

경선 파행 사태로 대선 관리의 허점이 드러나면서 흥행 부진을 우려하는 가운데 점점 구체화되고 있는 검찰의 공천헌금 의혹 수사에도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그러나 진퇴양난을 헤쳐나가야 할 지도부는 곤궁한 상황이다.

최고 사령탑인 이해찬 대표는 경선 파행 사태 여파로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었고, 원내사령탑인 박지원 원내대표는 저축은행사건에 이어 공천 헌금 의혹 사건에도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보폭이 좁아졌다.

6.9 전대를 앞두고 불거진 두 사람간의 ''이-박 담합설''로 출발부터 삐걱거린 이 대표는 경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경선 관리 부실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6일 울산 경선 파행을 초래했다가 이틀 만에 복귀한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등 ''비문재인(비문)'' 후보들은 여전히 지도부에 강한 불만과 의혹의 시선을 던지고 있다.

울며 겨자먹기로 경선에 복귀했지만 경선 파행은 이 대표 등 지도부와 당선관위의 일방통행식 경선 관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문재인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는 ''이-문 담합설''에 휘말리면서 또다시 홍역을 앓게 됐다.

비주류인 이종걸 최고위원이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불신의 극치였다. 계파에 장악돼 있고 한 후보에 모든 것이 집중돼 있다는 분위기였다"며 `비문'' 후보들을 심경을 대변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김한길 최고위원도 "후보들이 제기한 문제들을 역지사지하며 성의있는 자세로 공정성을 담보해야 한다"며 "공정한 경선, 누구나 승복하는 경선이야말로 역동성과 감동을 부르는 전제조건"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실제로 경선 참여 열기가 식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현재 경선 참여를 신청한 누적 인원은 93만여 명에 그쳤다. 이 같은 추세라면 내달 4일 마감 때 150만 명을 넘기 힘들 것이라는 게 당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대표는 20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자신했었다.

이 대표는 지역구인 세종시의 유한식 시장이 새누리당 입당을 선언해 연말 대선을 앞두고 체면도 구겼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공천헌금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의 칼끝이 박 원내대표는 물론 당내 친노(친노무현) 인사들까지 향하는 모양새를 보이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4.11 총선 이후 당내 최대 계파가 된 친노 인사들이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칫 문 후보 흠집내기로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검찰 공격수''를 자임했던 박 원내대표는 저축은행 사건으로 지난달 31일 검찰에 자진 출두해 조사를 받은 이후 공격을 자제하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박 원내대표는 물론 친노 인사들을 줄줄이 물고 늘어지면서 문 후보에게도 상처를 주려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검찰이 이런 식으로 나오는데 두고 보고만 있어야 하는 건지..."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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