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충북경선
제주·울산·강원 이어
문후보 ‘대세론’ 분위기
손학규, 투표소 투표 1위
모바일서 2위로 밀려

30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18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충북 경선에서 후보자들이 손을 들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왼쪽부터 정세균, 김두관, 손학규, 문재인 후보) <사진/임동빈>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경선 후보가 충북 경선에서도 승리해 제주·울산·강원에 이어 4연승을 이어갔다. ▶관련기사 5면

여론조사방식과 같은 ‘ARS식 모바일투표’ 규모가 커지면서 지지율이 높은 문 후보의 ‘대세론’이 굳혀지는 분위기다.

청주체육관에서 30일 열린 충북지역 경선에서 문 후보는 합계 8132표(46.12%)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9일 실시된 투표소 투표에서 209표밖에 얻지 못했지만 모바일투표에서 7796표를 얻어 크게 앞섰다.

손학규 후보는 권리당원 중 모바일투표 불참자를 포함한 투표소투표에서 232표와 대의원투표(현장투표)에서 121표를 얻어 당심에선 다른 후보를 압도했으나 모바일투표에서 문 후보에게 밀려 7108표(40.3%)로 2위가 됐다. 당심에선 ‘웃고’, 민심에선 울은 셈이다.

당초 도내 정가 등은 충북에선 손 후보의 우세를 점친 곳이 많았다는 점에서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두관 후보는 모바일 1780표, 투표소투표 80표, 현장투표 71표 등 1931표(10.95%)를 얻었으며, 정세균 후보는 모바일 455표, 투표소투표 8표, 현장투표 3표 등 466표(2.64%)를 얻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제주·울산·강원·충북 등 ‘1라운드’ 경선 득표율 누계에서 1, 2위 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이날 현재 득표현황은 문재인 5만6940표, 손학규 2만4180표, 김두관 1만7547표, 정세균 4479표 순이다.

손 후보는 충북 지지세가 강해 이날 내심 1위에 올라 반격을 기대했으나 문재인 대세론을 넘어서기엔 역부족이었다. 손 후보는 민주화운동에 투신했던 대학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제2의 고향’ 같은 강원에서도 2위로 밀렸다.

초반 4연전을 거치면서 민주당 경선은 ‘1강 2중 1약’ 구도로 짜여졌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문 후보가 결선투표 없이 민주당 대선후보를 예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경선 최대 관건은 문 후보가 속한 친노 세력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호남 민심에 달렸다.

9월 1일과 6일 열릴 전북(9만5707명)과 광주·전남(13만9275명) 선거인단 규모는 23만4982명에 달한다.

호남 표심의 향배에 따라 문재인 대세론이 더욱 강화될 수도 있고, 다른 후보의 대역전극이 펼쳐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경선에서 수도권 표심이 호남의 선택과 연동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호남 경선 결과는 결정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수도권 경선은 경기(9월 15일)·서울(16일) 등 마지막에 잇따라 열린다.

민주당 소속 한 충북도의원은 “이번 도내 경선 결과만 놓고 본다면 민심과 당심이 전혀 다른 결과로 나타났다”며 “충성도가 약한 동원된 선거인단(모바일투표)은 결국 대세론에 휩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영수>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