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일을 남긴 18대 대선의 초반 레이스가 다자(多者) 경쟁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와 야권의 잠룡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수위 다툼을 하고 있는 가운데 군소주자들이 속속 출마를 선언하거나 출사표를 던질 채비다.

청소년 지킴이로 통하는 강지원 변호사가 4일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강 변호사는 "정책중심 선거운동만으로도, 국민의 지지를 받아 세상을 확실하게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며 `정책선거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욕설ㆍ비방선거 뿐 아니라 돈봉투가 오가는 선거, 편법으로 사조직을 만드는 선거를 배격하고, 지역감정을 선전ㆍ선동하는 선거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당적이 없는 정운찬 전 총리도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울타리 밖의 제3지대 정치세력화에 불씨를 지피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지난 1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동반성장 충청연대 워크숍에서 "5년 전보다 많이 준비돼 있다"며 대선출마를 강하게 시사했다.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동반성장의 가치와 안 원장의 경제관이 유사하다고 보고 꾸준히 안 원장에게 러브콜을 보내왔다. 그는 "새누리당도, 민주통합당도 아닌 제3세력을 만드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말했다.

야당에서는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 공동대표가 대선출마에 근접했다는 평이다.

이 전 대표는 3일 "대선후보는 고통의 자리가 될 것"이라며 "쉬운 일이라면 아마 고민조차 않을 것"이라고 말해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인상을 풍겼다.

이들 주자군이 모두 출마를 선언하더라도 의미있는 레이스를 벌일 지는 속단할 수 없다.

현 시점에서 이번 선거에서 가장 폭발력이 큰 변수는 뭐라해도 민주통합당의 대선후보 확정, 안철수 원장의 대선출마 선언, 나아가 두 세력의 단일화 성사 여부라는 데 이견이 없다.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후보가 겨루고 있는 민주당 경선은 이르면 16일, 늦어도 23일에는 대선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박근혜 후보와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내 접전을 벌이며 대선판의 `상수로 꼽혀온 안 원장 역시 이달말 추석연휴 전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가 민주당 후보 확정에 즈음해 입장을 밝힐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민주당 후보가 확정되고, 안 원장까지 대권도전을 선언한다면 양자간 단일화 또는 연대 여부가 향후 대선 승패를 가름하는 최대 변수로 부상할 게 분명하다.

그럴 경우 박근혜 후보로서는 지지기반인 보수층의 총결집과 더불어 중도층 공략을 더더욱 가속화할 수 밖에 없는 형편에 놓인다.

이처럼 대선전이 `박근혜-안철수의 초박빙 양강 구도로 흘러갈 경우, 군소후보군이 가세한 다자구도는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보수-진보의 진영이 고착되므로 이들이 의미있는 완주를 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데 정치권은 무게를 싣고 있다.

다만 박근혜-민주당 대선후보-안철수의 3자 구도가 된다면 한동안 다자구도가 그대로 굴러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