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광흠 괴산경찰서 수사지원팀장

 

우리가 알고 있는 폭력은 어떤 것일까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강한 자가 약한 자에게 가하는 일방적이고 난폭한 힘’일 것이다.

폭력은 고래(古來)로부터 어떻게 법과 질서를 지켜나갈 것인지 많은 고민을 해왔던 것이 사실이지만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폭력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나 문제 해결능력은 아직도 진행형인 것 또한 사실이다.

문화적 다양성과 물질문명이 발달돼 가면 갈수로 폭력은 사회의 어두운 환경 속에서 점점 자라나 우리가 알지 못하는 무섭고 다양한 얼굴로 약한 사람들에게 더 할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안겨 주고 있다.

이쯤에서 우리는 무서운 폭력의 다양한 얼굴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가족관계에서 출발하는 가정폭력은 흔히들 ‘가정사’라는 사회의 묵시적인 외면으로 법의 적극적인 개입이나 피해자의 적극적인 신고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편이다.

또 이를 보는 사회의 시선은 흔히들 ‘마주쳐야 소리가 나지’라는 말로 대변되듯이 피해자 또한 가정폭력의 책임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 언론에 자주 접해서는 안되고 절대 있을 수 없는 친자녀, 배우자의 자녀 성폭행과 자신을 낳아준 부모와 조부모를 상상할 수 없는 방법으로 살해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저지를 수 없는 악마적 행위들이 가정폭력의 울타리로부터 벗어나 사회를 경악케 하고 이 사회의 모순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가정폭력에 대해 정부와 관련기관, 경찰이 가정폭력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고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 전문가 상담 등의 노력은 이 시점에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사회의 가정폭력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국민들의 인식의 변화는 가정폭력에 대한 새로운 환경을 조성하고 다양한 형태의 폭력성을 잠재우리라 확신한다.

학교폭력은 항상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생하지만 그것을 아이들의 일이라고 간과한 것은 아닌가 싶다.

부모가 자녀에 대한 시각차, 자녀가 부모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 다양한 문화적 형태의 접근에 따른 문제점 등에서 학교폭력은 촉발된다.

학교생활의 불만과 진로, 친구문제로 인한 왕따로 이어지는 언어폭력에 이어 신체폭력까지 심지어 영화장면에서 나오는 것처럼 자신의 친구를 얼굴만 남겨놓고 땅에 묻는 범죄행위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이렇게 상대방의 생각과 입장,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나를 기준으로 한 무조건적인 의사전달이야말로 폭력의 또 다른 시작점일 것이다.

나는 그것을 ‘소통폭력’이라고 생각한다.

상대에게 행위를 가하기 전에 상대는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 있고 무슨 생각을 하는가를 먼저 짚어보고 나서 행동에 옮긴다면 상대방이 나에게 느끼는 감정이 사뭇 다를 것이다.

상대를 먼저 배려한 다음에 내 의사를 전달한다면 굳이 ‘소통폭력’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요즘 글로벌 열풍을 몰고 온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전 세계에 행복한 웃음과 많은 사람들의 패러디를 만들고 있다.

우리 괴산경찰도 치안정책 홍보자체 동영상을 제작해 각종 포털사이트 게재와 홍보에 나섰으며 이 영상물은 충북경찰의 6대 폭력 척결과 예방에 대한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는데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 만들기에 작은 희망을 만들지 않을까 싶다.

우리 경찰이 말하는 6대 폭력은 조직폭력, 주취폭력, 갈취폭력, 학교폭력, 성폭력, 가정폭력 등으로 이들 폭력은 인간이 누려야할 최소한의 행복추구권을 강제로 빼앗아 개인과 가정뿐만 아니라 사회를 병들게 만드는 다양한 폭력의 무서운 얼굴일 것이다.

나는 직장에서 일상적으로 하는 언어나 업무에 대해 후배 동료들에게 감정에 치우쳐 상대를 배려하지 못하고 언어폭력으로 상대를 불쾌하게 만들지 않았는지 다시 한 번 반성해 본다.

여러 가지 폭력 중에 우리는 ‘소통폭력’을 어느 정도 잘 다스린다면 근본적으로 6대 폭력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소통폭력’을 잘 다스리는 사람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리더라고 확신하며 그런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건강한 우리사회를 지탱해 나가는 힘이 되지 않을까 오늘도 나는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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