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법, 음주운전 혐의 40대 무죄

 

 

 

전모(44)씨는 지난 4월 6일 밤 광주 북구 한 세차장에서 난감한 일을 겪었다.

혈중 알코올 농도 0.143% 상태였던 전씨는 지인을 기다리다가 한기를 느껴 자신의 카니발 승합차에 들어가 시동을 걸고 히터를 켰다.

전씨의 휴식은 오래가지 못했다. 사이드 브레이크가 풀리면서 차량이 뒤로 밀려 6m 뒤에 있는 올란도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올란도 차량 수리비만 250여만원. 전씨의 수난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검찰은 후진하다가 사고를 냈다며 음주운전(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전씨를 기소했다.

전씨가 히터만 켜놓았다 해도 차가 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따로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사이드 브레이크만 작동시켜 차가 밀렸다면 운전행위로 볼 수 있다고 검찰은 주장했다.

그러나 광주지법 형사 11단독 장재용 판사는 전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당시 기온이 4.3도에 불과했고 "추워서 시동을 켰다"는 전씨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다른 정황도 있다는 점으로 미뤄 운전 의도가 없었던 것으로 봤다.

전씨의 카니발이 1998년식으로 낡아 사이드 브레이크가 풀릴 만했던 점, 사고 순간 핸들을 꺾으려는 시도가 없었던 점도 판단근거가 됐다.

대법원 판례는 "자동차를 움직이게 할 의도 없이 다른 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가 실수로 기어 등 발진 장치를 건드리거나 불안한 주차상태, 도로여건 등으로 자동차가 움직이는 경우는 운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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