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예술의전당이 시민의 빚으로 건립됐으나 정작 개관을 기념하는 첫 공연에 시민이 초대받지 못한 꼴이 됐다.

9일 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시는 지방비 173억원, 민자 620억원 등 모두 793억원을 들여 임대형 민자사업(BTL)으로 동남구 성남면 용원리 천안종합휴양관광지 안에 지상 4층, 지하 2층 규모로 대공연장(1642석)과 소공연장(443석), 미술관, 야외공연장 등을 갖춘 예술의전당을 준공했다.

이에 따라 천안시는 투자기업들에 앞으로 20년간 임대료와 이자 등의 명목으로 매년 60억여원씩 1258억원을 지급해야 하는 처지다.

그러나 예술의전당은 개관 기념작으로 뮤지컬 ‘광화문연가’를 무대에 올리면서 주인인 시민을 무료로 초대하거나 저렴하게 문화와 접할 기회를 제공하기보다는 수익에 급급해 좌석 대부분을 8만원(R석)에서 10만원(VIP석)에 판매해 빈축을 샀다.

무료 초대장이 소수 발행됐으나 시설 아동이나 저소득층 등 소외계층에게는 돌아가지 못한 채 특정인에게 배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 김모(50)씨는 “개관 기념으로 시민을 무료로 초대해 축하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특정 계층을 위한 시설이 되지 않도록 운영에 많은 관심을 두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안/최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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