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면지역 연기 요청 무시
주민들 “위기불감증” 맹비난

태풍 피해로 찢겨진 농민들의 애타는 마음을 뒷전으로 한 채 부여군 일부 면지역에서 면민체육대회를 강행해 눈총을 사고 있다.

더욱이 관계부서와 자치단체장의 연기 요청을 무시한 채 행사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져 재난 극복의식 부재 및 행정조직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증폭되고 있다.

면민화합을 도모하기 위한 면민체육대회는 면단위 축제행사 중 가장 큰 행사다. 출향인들의 참여도도 높아 면민들이 제일 기다리고 있는 만남과 나눔의 행사이기도 하다.

지역 현실에 맞춰 개최시기를 정하는 면민체육대회는 광복절 전·후나 추석 전·후 개최가 관행이다. 최근 부여군 홍산면과 초촌면이 면민체육대회를 가졌다.

이날 면민체육대회에는 이용우 군수, 백용달 군의장 등이 참석했다.

문제는 부여군이 볼라벤과 덴빈으로 큰 피해를 입어 피해복구 작업이 한창 진행중인 가운데 행사를 강행했다는 점이다. 지역주민들로부터 “피해농민과 피해복구자원봉사자들의 마음을 무시한채 행사 강행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부여지역에는 수백명의 군인들이 부여군 청소년수련원에 거주하면서 연일 복구작업을 펼치고 있고 각 지역에서 피해복구를 위한 정성과 자원봉사자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체육대회가 개최된 8일에도 부여군청 직원들이 2개 조로 나누어 피해농가들을 찾아 구슬땀을 흘렸다.

이처럼 피해복구 작업에 앞장서야 할 지역의 리더들의 위기 불감증 현상은 설상가상 찢겨진 농심을 더욱 쓸쓸하게 하고 있다.

면민체육대회 개최와 관련해 재난피해복구 관련부서와 자치단체장 해당지역 일부 이장들이 체육대회 연기를 주장했으나 행사는 강행됐다는 후문에 행정체계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의원은 “손님들은 열심히 일하는데 주인이 풍장치고 노는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찜찜하다”면서 체육대회 강행을 꼬집었다.

주민 유모씨는 “심사숙고 하는 지혜가 필요했다. 면민화합을 위한 잔치가 오히려 면민화합을 저해하는 행사로 전락한 느낌이 들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부여/박유화>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