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잎 돋아나야…뿌리회복 판단
영양제투입·해충방제 등 총력

태풍 ‘볼라벤’으로 뿌리째 뽑혀 쓰러진 천연기념물 290호인 괴산 삼송리 왕소나무가 도복한 지 10여일만인 지난 8일부터 생기를 되찾고 있다.

쓰러진 직후 잎이 늘어져 죽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씻어내듯 잎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지만 확실히 살아났다는 것을 입증하려면 늦어도 내년 4∼5월까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왕소나무 자체가 보유하고 있는 수분만으로 1∼2개월은 버틸 수 있고 영양제가 계속 주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종수 문화재위원은 “뿌리 부분이 많이 손상돼 나머지 뿌리로 기능을 어떻게 유지하는지가 관건”이라며 “내년 봄 새 잎이 돋아나야 회생 판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회생작업을 하고 있는 현대나무병원 신대윤 과장도 “왕소나무가 도복으로 기절했다가 깨어나고 있는 상태”라며 “회생 여부를 논하기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왕송이 쓰러진 뒤 문화재청과 괴산군은 회생 작업에 나서 뿌리가 마르지 않도록 복토작업을 벌였고 가지치기와 영양제 주사 등의 응급조치를 취했다.

지난달 31일 문화재청은 현지에서 전문가 회의를 갖고 왕소나무를 세울 경우 남은 뿌리 부분도 손상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쓰러진 상태에서 회생시키기로 방침을 정했다.

그동안 문화재청과 괴산군은 지주목 설치, 뿌리가 나오게 하는 발근 촉진제 처리, 줄기 피복, 석축 쌓기, 차광망 설치 등의 응급복구 작업을 지난 8일까지 마쳤다. 지난 6일에는 죽은 바구미가 발견돼 병해충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해 피복한 줄기 부분에 방제작업을 했고 엽면시비와 잎에 수분공급을 위한 엽수작업, 영양제 투여도 계속하고 있다.

군은 나무병원 직원을 당분간 현장에 상주시켜 주기적으로 병충해 방제와 엽면시비 등과 함께 모니터링을 하도록 하는 등 자문회의 결정 사항을 이행하기로 했다. 문화재청은 오는 11월께 문화재 자문회의를 다시 열어 왕소나무의 회생을 위한 대책과 월동 방안 등에 대해 협의한다는 계획이다.〈괴산/김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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