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잠·TV시청 등 불편 호소… 육군 37사단 사격장 이전 요구

 옥천군 옥천읍 주민들이 시가지와 인접한 군부대 사격장에서 나는 총소리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며 사격장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12일 군과 주민들에 따르면 육군 37사단 옥천연대 인근의 사격장에서 밤낮없이 총을 쏘아대는 바람에 인접한 주민들이 잠을 설치는 등 공해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987년 예비군의 영점사격훈련을 위해 개설된 이 사격장은 1997년 자동화사격장(250m)으로 확장됐고, 최근에는 인접한 보은·영동대대 장병과 예비군까지 사용하는 대규모 훈련장이 됐다.

인근에 사는 강구봉(54)씨는 “훈련이 있는 날은 밤 11시까지 야간사격이 이뤄지고 있다”며 “귀청을 때리는 사격소음 때문에 잠을 잘 수 없고, 전화나 TV시청도 불가능하다”고 호소했다.

옥천군이 주민요구에 따라 지난해 1월과 3월 이 사격장 인근 주택에서 측정한 소음은 평균 58dB·최고 87dB로 나타나 소음진동법에 정해진 주거지역의 생활소음 허용치(45∼55dB)을 크게 웃돌았다.

옥천군은 이를 토대로 지난 7월 국방부에 사격장 이전을 요구했지만 “대체할 터가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

대신 국방부는 장기적으로 소음을 줄이기 위해 방음벽을 설치하고 야간사격 때 소음기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은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민원을 내는 등 부대 측을 압박하고 있다.

옥천읍이장협의회는 사격장 이전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국방부에 보내기 위해 피해지역 주민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

황의설 협의회장은 “시가지 인근에 위치한 사격장이 소음피해를 유발할 뿐 아니라 도시개발에도 걸림돌이 되는 상황”이라며 “주민들의 서명을 받은 탄원서를 국방부에 보내고 정부기관에도 민원을 접수하는 등 권리찾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옥천/손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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