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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사랑으로 지켜주니 동네가 편안해요”
“엄마의 사랑으로 지켜주니 동네가 편안해요”
  • 동양일보
  • 승인 2012.09.1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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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내덕1동 주부 29명 어머니순찰대
 

사진 왼쪽부터 류현옥, 김의자, 강성자, 이태분, 박미옥씨.잇단 강력·흉악범죄에 맞서 어머니들이 나섰다. 지난달 28일 청주상당경찰서에서는 청주시 상당구 내덕1동 어머니들이 모여 ‘청주 어머니 순찰대’ 발대식이 열렸다. 50~70대 주부 29명은 ‘안심한 동네를 만들겠다’고 파이팅을 외쳤다.

이들은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이 하교하는 매일 오후 2시부터 5시간 정도 5개조로 나눠 활동한다. 집 주변을 중심으로 10곳(놀이터 3곳, 소공원 2곳, 골목공원 5곳)을 도보순찰 하는 것이 이들의 주요 임무다. 청주시 상당구 내덕동 미덕어린이공원을 순찰하는 청주 어머니 순찰대 3조를 만난 시간은 오후 3시께. 참수리 마크가 붙은 분홍빛 모자에 주황색 형광 조끼를 입은 어머니들은 공원 주변을 날카로운 눈으로 감시했다.

어머니 순찰대는 청소년이 흡연을 하거나 돈을 뜯어내는 식의 탈선이나 학교폭력이 일어나는지를 보고, 무질서 행위를 발견했을 때는 계도하거나 신고한다. 빈 시간이나 장소가 없이 모든 장소를 살펴보기 위해 시간과 장소를 조별로 나눠 자율적으로 순찰활동을 벌인다.

무엇이 집안을 지키던 어머니들을 이렇게 움직이게 만들었을까.

박미옥(여·54·내덕1동 10통장) 어머니 순찰대장은 “학교폭력이나 청소년 탈선 등의 문제에 동네 어머니들도 이미 심각성을 느끼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학교나 경찰 외에 또 다른 대안을 고민하는 분위기였다는 것이다. 통장 회의에서 “한 번 해보자”는 의견이 일었고, 희망하는 어머니들을 중심으로 순찰대를 꾸렸다. 경험이나 구체적 계획이 부족한 이들은 이용희(55·경감) 내덕지구대장의 도움을 받았다.

조원 이태분(여·75)씨는 “내 손으로 키운 손자들이 생각나 순찰대 일을 하게 됐다”면서 “손자들도 웃어주며 열심히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우범지역 순찰 뿐 아니라 골목이나 공원 주변 정리도 어머니 순찰대의 몫이다. 주부들로 구성돼 있다 보니 탈선을 적극적으로 막기 보다는 철저히 신고 중심으로 활동한다. 어머니 순찰대의 목에는 범죄신고(112)나 학교폭력(117), 여성긴급(1366) 등의 각종 긴급신고전화가 적힌 명찰이 걸려있다. 언제 어디서나 순간적인 상황에도 신속한 신고를 하기 위함이다.

청주 어머니 순찰대의 트레이드마크는 어디서나 눈에 띄는 주황색 형광 조끼다. 윤경화 2조장의 작품이다. “처음엔 너무 화려해서 창피하기도 했지만, 누구나 ‘어머니 순찰대구나’ 알 수 있어 좋기도 합니다.” 3조장이면서 순찰대 총무인 류현옥(여·56)씨는 이렇게 말하며 조끼의 순찰효과를 자랑했다. 조원 강성자(72)씨도 “멀리서 보니 예쁘다”고 한 마디 거들었다.

어머니 순찰대의 장비는 참수리 마크가 새겨진 형광 조끼 외에도 모자와 경적, 순찰봉 등인데, 청주상당경찰서 생활안전협의회원인 김용구(53·청주시 상당구 우암동)씨가 지원해 줬다.

경찰을 돕겠다고 나선 어머니들의 헌신적인 모습에 지구대 직원들도 함께 순찰을 돌곤 한다. 이날도 주변 순찰을 돌던 내덕지구대 직원들이 멀리서도 눈에 띄는 어머니 순찰대의 주황색 형광조끼를 보고 한 걸음에 달려왔다.

분위기 메이커 김의자(여·72)씨는 경찰관들을 보자 “충성, 근무 중 이상무”라며 농담을 던졌다. 내덕지구대 연승안 경사는 “어머니 순찰대원들의 헌신적인 모습은 경찰관으로서도 존경스럽다”며 “만날 때 마다 인사를 해주는 김씨의 별명은 ‘충성 할머니’”라고 귀띔했다.

어머니 순찰대만의 힘만으로 탈선이 모두 근절되진 않겠지만, ‘나의’, ‘친구의’ 어머니가 동네 주변 치안에 나선다면 탈선을 하려던 아이들도 마음을 돌리지 않을까 싶다.

현재 내덕1동 주부들이 주축이 돼 활동하고 있는 어머니 순찰대는 앞으로 주변 다른 곳의 희망자들을 계속 모집할 계획이다.

“눈에 띄는 주황색 조끼가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탈선을 어느 정도는 막는 길이 될 것 같습니다. 순찰활동, 주변정리도 모두 ‘동네를 위해 봉사하는 길’이라 생각됩니다.” 박 대장과 청주 어머니 순찰대원들은 순찰봉을 힘줘 잡았다.

▶글·이도근/사진·임동빈

◇청주 어머니 순찰대


△이정남(1조장) △신상미 △김민정 △신해숙 △김영순 △윤경화(2조장) △김경옥 △정춘해 △김현홍 △유도순 △김의수 △류현옥(3조장·총무) △강성자 △정순영 △이태분 △박미옥(순찰대장) △황성예 △안승두(4조장) △남기옥 △이상숙 △박소정 △오병숙 △김금자 △장옥자 △정현용 △조순여(5조장) △손명순 △안정자 △이부달(모두 29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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