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칼럼>

가끔 사람들에게 핀잔을 듣는다. 다문화에 대한 각 기관의 지원이 과다하여 한국인이 역차별을 받는다는 것이다. 지휘계통이 불분명하다 보니 각 기관별로 별도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교육에 관한 부분은 더욱 심하다. 여성가족부와 교육인적자원부, 그리고 각 도교육청에서 별도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다문화가정 및 그 자녀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필자가 속한 협회도 이주여성 한글지도사 과정을 개설하여 무료로 교육하였고, 지금도 강좌를 개설하여 지도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몇 년 계속 진행되다 보니 이제는 다문화가정의 가족들도 무료로 교육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기도 하다. 교육비를 받는다고 하면 안색을 바꾸고 그냥 나가버리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자격증 취득을 위한 시험을 본다면 응시료는 내야 시험을 치르는데 그것마저도 내기 싫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다문화에 관한 패러다임을 바꿀 때가 되었다. 민중들의 의식과 다문화에 대한 지원 정책을 모두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고, 변경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몇 년 전에 프레스 센터에서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을 일원화하고 제도적 장치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역설하였다.  그 중 하나가 무작정 지원하지 말고 교육의 경우 적당한 수강료를 받고 출석율과 성적을 봐서 환불해 주는 제도를 마련할 것을 주장하였다.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금 와서는 꼭 필요한 제도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공부하는 시간은 아깝다고 생각하는 이주여성들이 많다. 꼭 필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식당에 가서 아르바이트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지난 주에 개설한 한글지도사 연수반에는 지원한 사람은 많았으나 접근성이 떨어져서 그런지 불과 열 명 남짓 모였다. 다음 주에는 더 많이 모일 것이 확실하다. 지난 번에도 그랬으니 다음 주에도 그럴 것이 뻔하다. 눈치를 봐 가면서 발을 담갔다 뺐다를 반복한다. 학교에서 하는 교육이라 출석을 엄하게 적용하였다. 1/4 결석하면 출석일수 미달로 탈락시켰다. 동료 교수들이 잔인하다고 했지만 교육은 교육이다. 이 눈치 저 눈치 보면서 자격증 주려고 노력하면 결국 실력없는 자격증 취득자만 양산하게 된다. 18명 중 7명이 출석일수 미달로 탈락했고, 시험을 보아 1명이 성적미달로 탈락했다. 그런대로 시험 결과는 좋은 편이다. 그 정도 출석한 사람들은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추수지도까지 기대하고 있는 노력파들이다. 이들은 홀로서기하려고 만반의 준비를 다 하고 있다. 번역하는 일에도 뛰어들고, 방문교사도 하려고 뛰어다닌다. 빨리 이들에게 자립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한국인으로서 긍지를 갖고 살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해 주는 것이 시급하다. 역차별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지만 아직은 뒤에서 조금씩 밀어줘야 한다.

 하지만 무조건 지원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자립할 수 있도록 약간의 힘들 보태주면 되는 것이지 처음부터 끝까지 도와줄 필요는 없다. 철새처럼 다문화센터를 기웃거리는 사람들도 많다. 무슨 혜택을 바라고 돌아다닌다.

 철저하게 한국인이 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한국어 능력뿐만 아니라 이제는 한국사나 한국문화에 관한 것도 시험을 보고 일정 수준에 이르렀을 때 국적을 주어야 한다. 결혼한 지 몇 년 지나면 자동으로 취득하게 하는 것은 기형적인 한국인을 양성할 뿐이다. 제대로 된 한국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작은 어려울지 몰라도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교육을 하고, 남편과 함께 국적 취득과정에 참여해서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정상적으로 영위할 수 있을 때 자격을 주어야 한다. 무능력한 가장, 한국어도 모르는 엄마, 언어수준이 떨어지는 다문화가정의 자녀가 계속 되면 이 나라의 장래는 위험해 질 수밖에 없다. 시작은 힘들지 모르지만 먼 미래를 위해 다문화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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