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채 마무리도 되지 않아 스타 감독 2명이 짐을 쌌다.

김시진(54)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성적 부진을 이유로 17일 전격 경질됐다.

한대화(52) 한화 이글스 감독 역시 팀 성적이 최하위에 벗어나지 못하자 자진사퇴 형식으로 지난달에 물러났다.

김시진 감독과 한대화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 초창기에 각각 명투수와 강타자로 강렬할 인상을 남겼던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다.

김시진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개인 통산 100승을 올리는 금자탑을 쌓았고, 한대화 감독은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무려 8번이나 받았을 정도로 리그 최고의 3루수로 명성을 날렸다.

그러나 두 감독은 불운하게도 시즌 중간에 물러나는 아픔을 함께 겪게 됐다.

사실 한국 프로야구에서 감독들의 중도 하차는 그리 낯선 풍경은 아니다.

프로야구가 최고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으면서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지 못하면 파리 목숨으로 변하는 게 감독 자리가 됐다.

지난 시즌에도 명장으로 꼽히는 김경문 두산 베어스 감독이 작년 6월 팀 성적 부진의 책임을 떠안고 구단에 사퇴 의사를 전했다.

두 달 뒤에는 야신 김성근 SK 와이번스 감독이 구단과 재계약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다가 경질됐다.

최근 두 시즌 사이에 김경문, 김성근, 한대화, 김시진 등 총 4명의 감독이 시즌 중간에 지휘봉을 내려놓은 것이다.

2006시즌 이순철 전 LG 감독(현 KIA 수석코치)을 마지막으로 2010시즌까지 중도 해임된 감독이 없는 것과 비교하면 살벌한 풍경이다.

심지어 좋은 성적을 내고도 해임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선동열 현 KIA 감독은 김응룡 감독의 후임으로 2005년 삼성의 사령탑에 오른 후 6년 동안 두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5번의 가을야구 진출을 이뤄냈다.

하지만 삼성 구단은 계약기간이 4년이나 남은 선동열 감독을 2010시즌이 끝난 후 전격 해임했다.

KIA의 조범현 감독은 통산 10번째 우승과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견인했지만 결국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2011시즌을 마친 뒤 팀을 떠나야 했다.

최근 2년 동안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현장을 떠난 감독은 선동열, 김경문, 김성근, 박종훈(전 LG), 조범현, 한대화, 김시진 등 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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