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현석 전옥천예총회장

요즘 언론에서는 충청북도 교육청에서 7개 시·군에 단설유치원 증설 계획 발표를 두고 민간 어린이집 연합회의 반발이 뜨겁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많은 생각들이 교차했다.

민간유치원들은 그 동안 우리나라 영·유아교육에 참으로 많은 공헌을 해 왔다. 보다 질 높은 교육 서비스 제공을 위해 재정적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혁신적인 경영을 위해 밤잠 설치는 노심초사가 얼마이었던가?

오직 2세 국민교육만을 위해 몸 바쳐 열정을 쏟아 왔는데, 도교육청의 갑작스런 단설유치원의 증설 계획발표에 당혹감을 갖는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

지금까지 공들여 쌓은 탑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낀다는 데에도 부정할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교육은 백년지대계이다. 국민소득이 80달러에도 못 미치는 후진국인 우리나라가 불과 50여년 만에 무역규모 세계 10위권에 들어가는 경제대국이 된 것도 교육입국(敎育立國)이라는 교육정책이 창조해낸 걸작품이라는 주장에도 반론을 제기할 이는 많지 않으리라고 본다.

요즘 유아 무상교육 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교육 복지정책 훈풍이 불고 있다. 참으로 크게 환영할만한 일이며 유아교육기관 증설은 불가피하다.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충청북도 교육청의 단설유치원 증설 계획은 너무나도 당연하고 크게 환영 할 일이다. 민간 유아교육기관 운영자들도 국가에서 유치원을 많이 짓는다는 근본 취지를 부정할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고장에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런 사안을 님비(Nimby) 현상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 같다.

우리나라 전력 수급상 발전소 건설(화력, 또는 원자력)의 시급성은 인정하면서 우리 고장에는 안 된다는 주장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러나 다른 것은 몰라도 교육적 님비(Nimby)는 곤란하다.

최근 영동교육지원청에서 단설유치원 설립에 관련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영동읍 학부모 및 지역주민 2735명의 설문을 받았는데 응답자의 71.56%가 찬성 했다는 언론보도를 접한 일이 있다.

이는 영동지역의 주민만의 생각이라기보다는 더 넓은 지역으로 확대 해석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본다.

사설 학원의 설립 취지는 육영사업에 기초한 것으로 알고 있다. 경제적 이익 창출 보다는 나눔과 베품에 더 큰 의미를 둔다는 것이 사회적 통념이다. 그러므로 집단행동은 더욱 안 된다. 제 밥그릇 챙기려는 수단으로 비춰지기 쉽다. 지금까지 쌓아온 숭고한 육영 이념을 크게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

불과 얼마 전에 대학 평과 결과를 놓고 언론에서 설왕설래 한 적이 있다. 어떤 대학은 평가척도가 문제라고 성토하는가 하면, 혁신적인 경영마인드로 다시 기지개를 켜는 대학도 있다는 보도도 보았다.

작금의 사회는 무한경쟁 체제로 돌입한 지 이미 오래다. 어렵고 힘들고 뼈를 깎는 아픔이 있어도 변신을 시도해야 한다.

·공립 유치원에서 하지 못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스스로 찾아오는 유치원(어린이집 포함)을 만들어야 한다. 영국의 사설 교육기관처럼 우리 돈으로 1년에 2000~3000만원의 교육비를 투자하더라도 사교육기관을 선택 하게 만드는 그런 메리트(merit)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점이 불가능하다고 집단행동을 하는 것은 더욱 안 된다. 현명한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고, 왕방울 만한 까만 눈동자를 굴리는 천사 같은 어린 아기들이 그 아이들이 커서 오늘을 뒤 돌아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야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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