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우리 수출기업의 체감경기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이전 분기보다 10.1P 하락한 77.4를 기록, 5분기 연속 기준치 100을 밑돌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2분기(66.1) 이래 14분기 만에 최저치다.

분기별 EBSI 수치가 100 이하라는 것은 전 분기보다 수출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보는 기업 수가 더 많다는 뜻이다.

미국의 3차 양적완화 시행 등 경기부양책에도 유로존과 중국 등 주요 경제권의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한 탓이라고 무협은 분석했다.

항목별로 보면 수출채산성이 58.6으로 최저를 기록한 가운데 중국·유럽 등 수출국 경기(70.5), 자금 사정(78.5), 국제수급(79.5), 설비가동률(89.7) 등 수출 관련 모든 부문의 전망이 좋지 않았다.

품목별로는 컴퓨터(111.1)와 광학기기(102.8)만 기준치를 넘었을 뿐, 우리나라 대표적 수출품목인 반도체(81.5), 휴대전화(78.6), 자동차(76.8), 석유제품(73.9), 선박(68.8) 등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수출기업들의 애로사항으로는 수출대상국 경기 부진이 24.1%로 2분기 연속 가장 많이 꼽혔고, 원자재 가격 상승(19.9%), 원화 환율 변동성 확대(14.8%) 등도 언급됐다.

국제무역연구원 관계자는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국의 경기부양책이 줄줄이 나오는 만큼 글로벌 디플레나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