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생활 12년만에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요”

 

가수 싸이(35·사진)가 다시 한 번 일을 냈다. 히트곡 ‘강남스타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 2위에 오른 것.

26일(현지 시간) 빌보드 비즈에 따르면 ‘강남스타일’은 빌보드의 메인 차트인 ‘핫 100(싱글 차트)’에서 팝 밴드 마룬파이브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또 부속 차트인 ‘디지털 송즈(음원 다운로드 순위)’ 차트에서는 1위에 올랐으며, 라디오 방송 신청 횟수를 토대로 선정하는 ‘온-디맨드 송즈(On-Demand Songs)’ 차트에서도 9위에 이름을 올리며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아시아 가수가 ‘빌보드 핫 100’ 5위권 안에 진입한 것은 1977년 필리핀 가수 프레디 아길라르가 부른 ‘아나크’가 5위에 오른 지 35년만이다.

“가수 생활 12년 만에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마치 영화 ‘트루먼쇼’나 몰래카메라 같다”던 자신의 말처럼 싸이는 날마다 한국 가요사, 더 나아가 아시아 가요사를 새로 쓰고 있다.

‘강남스타일’로 세계인이 다 아는 ‘월드 스타’가 됐지만, 사실 싸이의 가수 인생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2001년 1월 1집 ‘싸이 프롬 더 싸이코 월드(Psy From The Psycho World)’로 가요계에 데뷔한 싸이는 코믹한 가사와 춤으로 무장한 타이틀 곡 ‘새’로 스타로 떠올랐다.

‘나 완전히 새됐어’라는 직설적인 가사에 말 그대로 한 마리의 ‘새’를 연상시키는 춤에 대해 일부에선 ‘엽기적’이란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한 번 보면 잊히지 않는 그의 무대는 묘한 중독성을 발휘하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영광도 잠시. 싸이는 2001년 말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며 첫 번째 위기를 맞는다.

당시 그는 갑자기 얻은 인기와 곧 나올 2집 앨범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대마초에 손을 대고 말았다며 팬들에게 용서를 구했지만 대중의 시선은 차갑기만 했다.

싸이가 다시 일어선 건 3집 수록곡 ‘챔피언’이 인기를 끌면서다. 영화 ‘베벌리힐스 캅’의 주제가 일부를 샘플링해 만든 이 곡은 ‘소리 지르는 네가 / 음악에 미치는 네가 / 인생 즐기는 네가 챔피언’이란 가사 덕에 각종 운동 경기장의 ‘단골 트랙’으로 쓰이기도 했다.

‘챔피언’으로 인기를 되찾은 싸이는 3집 수록곡 ‘낙원’, 4집 수록곡 ‘연예인’ 등으로 히트 행진을 이어가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듯했다. 그러나 2007년 병역 비리 의혹이 터지면서 그는 다시 한번 고비를 맞게 된다. 산업기능요원으로 2005년 군 복무를 마쳤지만 부실 근무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법원으로부터 ‘재입대’ 판결을 받은 것. 그는 아내와 갓 태어난 쌍둥이 딸을 두고 2007년 말 현역으로 입대했다. 군대에서 2년여를 절치부심한 그는 2010년 10월 5집 ‘싸이파이브’를 발표하지만 기대만큼 성공을 못했다.

반전이 시작된 건 지난 7월 6집 파트 1 ‘싸이육갑(싸이6甲)’을 발표하면서다. 이 앨범 타이틀 곡인 ‘강남스타일’은 3주 가까이 국내 음원 차트를 ‘올킬’한 것은 물론, 유튜브에 올린 뮤직비디오가 전 세계 누리꾼의 시선을 사로잡으면서 순식간에 ‘월드 와이드 히트송’이 됐다.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는 공개 52일만인 이달 4일 한국 콘텐츠 중 처음으로 유튜브 조회수 1억 건을 돌파했고, 18일에는 2억 고지마저 넘어섰다. 27일 오전 10시 현재 조회수는 2억8’000800만 건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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