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아 청주시 상당구청 민원봉사과

고대 그리스 이타이카 왕국의 왕 오딧세이가 트로이 전쟁에 출전하면서 그의 사랑하는 아들을 텔레마쿠스를 가장 믿을 만한 친구에게 부탁했는데 그친구 이름이 ‘멘토’였다고 한다.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돌아올 때까지 무려 10여년 동안 그는 왕자에게 친구처럼 때로는 아버지 같이 때로는 조언자로 돌보면서 매우 훌륭한 인격자로 성숙시켰다. 이후 ‘멘토’는 지혜와 신뢰로 한사람의 인생을 이끌어 주는 사람이란 의미로 쓰여지게 되었다고 한다.

청주시 상당구에서도 새내기공무원과 선배공무원들의 멘토링 결연식을 갖고 있다. 민원분야에서 나름의 노하우를 쌓은 직원들이 이제 막 공직을 시작하게 된 새내기 직원들의 멘토로 나서게 된 것이다.

새내기공무원들을 바라보며 20년전 첫 공직생활을 시작했던 나의 모습을 투영시키며 잔잔한 미소를 떠올려 보았다.

신규직원이었던 나는 왠지 모르게 황량한 벌판에 혼자 서 있다는 외로움을 느끼곤 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한동안을 무질서한 분주함으로 보냈던 날들.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보다 당장의 민원처리에 급급하여 보냈던 그때를 다시한번 떠오르게 한다.

그나마 시간이 모든것을 해결해 주리라는 막연한 자신감과 지루하지 않을 만큼 나를 흥분시키는 민원과의 다툼들 속에서 알게된 지식들이 어쩌면 나에게 첫 멘토 역할을 해주었는지도 모르겠다.

당시 나에게도 멘토가 있었다면 그 느낌은 외로움이 아니라 따뜻함으로 바뀌었을 것이란 생각을 가져본다.

공직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직원들은 대개의 경우 민원을 첫업무로 맞이하게 된다. 민원업무는 일선에서 시민들의 재산과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막중한 책무를 지고 있다. 발급되는 민원서류 하나하나가 사회관계의 증명이 되고 관공서가 이를 보증하는 것이다.

새내기 직원들이 긴장하고 있는 이유는 일선에 배치된 이후에는 연습없이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요즘 민원은 기본적인 업무를 벗어나 민원인들의 마음까지 헤아려야 하는 더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인생을 여러막으로 구성된 연극에 비유한다면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지금 이 시간은 새로운 무대의 막이 올라가는 시간에 해당된다.

인생의 새로운 출발점에서 이들에게 조언을 해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커다란 위로와 격려가 될 것이다. 더욱이 그들은 공직자이기에 멘토링의 효과는 개인의 역량을 높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회의 긍정적인 양분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이제 막 결연을 맺은 멘토와 멘티들이 스스로가 멘토링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고, 분명한 니즈(NEEDS)와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해 주기를 당부한다.

멘토는 멘티가 기대하는 미래를, 멘티는 멘토가 잊고 있던 열정을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 관계라고 한다.

이번 결연으로 공직의 첫 발을 내디딘 새내기 직원들이 새로운 인생의 무대에서 행복한 주인공이 되길 바란다.

상당구의 민원 S-멘토, 멘티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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