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 희 강동대 교수

가을이다. 오곡백과(五穀白果)가 무르익는 가을이다. 들판은 황금벌판으로 변해가고 우리의 몸과 마음은 풍성함과 오색으로 가득하다. 우리나라 최대의 명절 한가위를 맞이하여 모두가 들뜨고 즐겁고 행복한 마음이다. 가을하면 행복하고 반갑고 기쁠 것 같은 분위기다. 민족최대의 명절 한가위, 즉 추석이 있다 보니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 및 종교적 영향으로 명절의 형태는 다양하고 이상하게 변화되어 가고 있다. 모든 변화는 시대의 흐름이지만 흐름을 주도하는 것은 인간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시점에서 변화는 만들어지고 받아들여지고 조정되어져야 한다. 다양한 형태도 중요하지만, 서로간의 상처를 남기는 명절의 형태는 우리시대의 아픈 자화상(自畵像)이다. 따라서, 명절에 의한 상투적인 아픔과 더불어 시대의 아픔을 이야기 해 보고 치유해 보는 힐링(Healing)의 계절 한가위에 대하여 우리의 마음을 나누어 보고자 한다.

그렇다면 힐링(Healing)이란 무엇인가? 힐링은 상처, 병을 치료 또는 회복하는 것이다. 어떠한 질병을 치유, 치료(), (상처의)아묾을 의미한다. , 병이 낫는 것, 건강을 회복하는 것, 또는 질병이 있는 부분을 절제, 적출하는 것이다. 요즘 힐링이란 말을 자주 접하는데 힐링은 간단히 두가지 정도로 분류 할 수 있다. 첫째는 힐링 댄스(Healing dance), 움직임()을 통해서 자기 자신의 몸과 마음에 남아있는 상처를 치유하고 마음의 안정과 기쁨을 찾는 것이다.

두 번째는 힐링뮤직(Healing music)으로, 치유음악, 치료음악을 의미하여, 치료를 한다기보다는 마음의 안정과 평안을 찾는 데 도움이 되는 음악 장르이다. 최근 도시생활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과 정신을 치유하는 힐링 뮤직 콘서트가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장르의 대표적인 아티스트로 일본의 자닌토, 노르웨이의 시크릿 가든 등이 있다. 이 외에도 힐링 푸드, 힐링 에코, 힐링 트래킹 등 다양한 치유 방법이 존재한다.

현대인들은 매우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매우 바쁜 와중에 여행이라는 수단을 통하여 우리의 아픔을 어느 정도 치유할 수 있다. 우리나라 최대 명절 추석동안의 인구이동이 2000만이 아닌 2925만 약 3000만명이나 된다. 그런 민족 대이동인 한가위 연휴동안 기쁜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슬픈 일 스트레스 받는 일 투쟁하는 일 등 다양한 아픔의 명절이다. 한가위 연휴동안 편안하게 책을 읽는 여유는 꿈속에서나 가능하다. 이동하면서 친지들 만나면서 경제적인 이유, 가족에 얽인 관계 등에 의하여 얘기하지 못할 다양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러한 아픔을 치유하는 것이 힐링 인데, 이런 모든 것은 동물, 식물이 인간에게 주는 것이 아니고 인간의 인생사(人生事)에 의하여 만들어지는 것이다. 귀성과 귀경으로 인한 작은 피곤함부터 커다란 다툼까지 모든 명절증후군을 한 번에 날려버릴 수 있는 것이 힐링(치유) 이다.

시대적으로 가는 곳마다 사람마다 힐링이다. 고달프고 팍팍한 세상살이에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유일한 수단과 방법이 힐링이다. 정신이 건강해지면 당연히 육체도 건강해진다. 우리가 끝내 찾아나서야 할 목적지는 용서, 베품, 인내 그리고 사랑이다. 내일 일주일 한 달 일 년 십 년, 행복도 깨달음도 미래에 있지 않는 것이 아니고 지금 당장 현재에 있는 것이다. 추석 하루, 현재가 행복해야 하며, 우리 고향에서 익어가는 일상생활의 편한 이야기가 정신 치유의 최대 명절이 되어야 한다. 부모, 형제, 보름달, 고향, 친구를 생각하며 함께하는 것이 현대인의 최고의 힐링이다. 가족은 정담을 나누며, 깨어진 마음을 치유해주는 최고의 정겨운 이름이다. 가족은 정이고, 풍성한 보름달이고 영원한 마음의 고향이다. 우리가 돌아갈 수 있는 마음의 안식처이다. 힘들고 절망이 밀려와도 가족이 있기 때문에 행복한 한가위, 아름다운 한가위인 것이다. 붕괴된 가족, 깨어진 질서가 가족의 슬픔이고 명절의 슬픔이지만, 고향에서 혈육의 만남을 통하여 치유되어야 한다.

치유는 고향에서만 가능하고, 만남과 대화를 통해야만 한다. 가족은 만나면 즐겁고 행복하고 사랑스럽다. 치유해야 하는 아픔은 우리가 만든 것이고 우리가 치유해야 하는 우리의 마음이다. 우리가 만들어낸 아픔인 만큼 우리가 치유해야 한다. 아픔을 치유하고 사랑을 나누는 최고의 계절이 되기를 바란다. 최고의 결실에 우뚝 선 우주의 중심은 사람이다. 우리, 즉 사람을 중심으로 서로 보듬어 주고 이해해 주고 알아주는 것이 최고 힐링이므로, 즐거운 만남을 통하여 행복하고 풍성한 최고의 한가위가 되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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